순이익 역성장 '키움 맞아'?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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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본사. /사진제공=키움증권
키움증권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국내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주요 증권사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키움증권은 오히려 역성장을 기록한 것.
키움증권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대비 19.4% 감소한 434억원, 당기순이익은 25.2% 줄어든 323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의 입지가 예전과 달라진 것 아니냐며 우려의 시각을 보낸다.
◆IB·PI 부진, 영업익·순익↓
증권업계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사상 최고치 행진에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증권사 고유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입도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글로벌증시 상승으로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키움증권도 핵심 수익원인 리테일부문에서 662억원을 벌어 직전분기 대비 5% 이상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IB(기업금융)와 PI(자기자본투자)부문의 실적부진이 역성장의 원인이 됐다.
전문가들은 키움증권의 실적부진 요인 중에서도 특히 PI부문 손익이 적자로 돌아선 게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의 3분기 PI부문 순영업수익은 3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IB부문 실적도 9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1% 감소했다. 이 같은 요인이 키움증권의 실적 변동성을 확대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자회사 실적부진도 어닝쇼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3분기 연결기준 키움증권의 자회사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4.3% 줄었다.
임수연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키움증권의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323억원)은 시장예상치를 41%나 밑돌았고 어닝쇼크를 기록했다”며 “IB부문 부채자본시장(DCM)이 직전분기 대비 93.7% 급감하고 PI부문은 시장악화로 주식운용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키움증권은 개인 고객 이탈에 따른 점유율 하락, 신용융자 이자율 규제강화 등의 악재가 잇따랐다. 이에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의 시장 지위가 위축되면서 업종 내에서 과거와 같은 프리미엄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임 애널리스트는 “키움증권이 시장의 변동성에 따른 영향을 타사 대비 크게 받았다”며 “기존 30% 프리미엄을 25%로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수년간 다양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리테일 비중을 50% 내외로 축소했지만 규모의 경제, 트랙 레코드, 네트워킹 능력 등에서 초대형 IB(투자은행)에 비해 열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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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우려 ‘No’… 리테일 주력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키움증권은 올 3분기 실적부진에 대해 덤덤한 반응이다. 키움증권 측은 실적부진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PI부문 부진에 대해 내부적으로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올 3분기만 놓고 봤을 때는 부진했지만 부문별 연간 목표치에는 PI부문 역시 부합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IB와 PI부문의 경우 계절적인 영향도 있어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직전분기 대비 IB부문의 DCM 실적급감 등이 계절적 영향에 해당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강점인 리테일부문의 수익이 향상됐고 연결기준 누계실적으로 보면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지난해 동기대비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키움증권은 앞으로도 강점인 리테일부문의 수익을 향상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 점유율 1위 증권사로서 하반기 코스닥시장의 상승랠리를 기회로 잡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문가들도 고공행진 중인 현재 코스닥시장 흐름이 키움증권의 리테일부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달 정부는 세제혜택 및 연기금의 투자비중 확대, 진입 규제, 관행 정비 등의 내용을 담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에 호재다.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10조원을 유지하고 신용공여잔액이 9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 또한 키움증권에 낙관적인 환경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시장 전반적으로 중소형주의 순환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등 키움증권에 유리한 영업환경”이라고 말했다.
◆신용융자 이자수익 손실 불가피
키움증권은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 시장예상보다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3일 키움증권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했다. 이로 인해 4분기 이자수익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가 4분기부터 이자수익에 마이너스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를 감안해 결정한 사안이고 사업구조와 수입원을 다각화하는 중이어서 어느 정도 만회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개인고객에게 좋은 투자정보나 시스템을 제공하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의 신용융자 금리는 업계 내에서 가장 높았다. 그러나 1~15일 기준 11.8%에 달하는 이자율을 이달부터는 1~7일 7.5%, 8~15일 8.5%로 나눠서 적용한다. 이에 따라 일시적인 이자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자회사들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 입장에서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가 아쉽겠지만 자기자본 확대로 신용잔액을 늘리면 이익감소분 상쇄가 가능하다”며 “비증권 자회사인 키움저축은행, 키움YES저축은행, 키움자산운용 등의 여신잔액과 총운용자산(AUM)이 성장세를 유지 중인 만큼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에 따른 손실을 만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5호(2017년 11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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