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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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모(35)씨는 1년 전 주거래은행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최근 시장금리가 올라 대출금리도 오를까 걱정이다. 금리 인상기에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해서 대출을 갈아탈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가 시작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미국의 기준금리(연 1.5~1.75%)가 우리나라 (연 1.5%)보다 높아졌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우리나라 시장금리 상승을 부추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금리가 올라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말 잔액기준 총대출금리는 3.56%로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2015년 11월(3.5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 금리는 0.01%포인트 마이너스를 보였던 지난해 6월 이후 하락을 잊고 상승일로에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엔 매달 0.03~0.05%포인트씩 오르는 등 상승폭이 커졌다.

◆3년 이하, 대출 짧게 상환하면 변동금리

주담대 유형을 결정하려면 대출상품 구조를 알아야 한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변동금리 상품과 고정금리 상품으로 나뉜다. 변동금리 상품은 '코픽스'를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둘로 나뉜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은행이 자금을 모을 때 든 비용(금리)을 평균적으로 산출한 것이다. 시중은행은 코픽스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결정한다.


지난해 말 은행의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잔액기준)은 66.8%에 달한다. 대출을 계약했을 때 금리가 시장금리 흐름에 따라 변동되는 형태다. 통상 대출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3월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는 3.59~4.96% 수준이다. 변동금리인 잔액기준 코픽스나 신규기준 코픽스가 각각 2.88~4.5%, 2.9~4.52%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에 비해 0.4~0.7%포인트 가량 높은 셈이다.


금리인상기에 대출을 결정할 때는 대출목적과 기간에 따라 변동금리나 고정금리를 선택해야 한다. 3년 이하로 대출을 짧게 상환할 계획이면 변동금리인 잔액기준 코픽스를 고려해 볼 만 하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신규기준 코픽스 보다 금리가 낮고 금리상승기에 영향을 덜 받는다.

변동금리를 선택할 때는 금리변동 주기를 길게 잡는 게 유리하다. 금리인상기에는 금리 변동주기를 3개월보다 6개월, 1년으로 길게 잡아야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장기대출은 고정금리, 갈아탈 때 수수료 검토

3년 이상 장기대출을 이용할 때는 고정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당장은 변동금리보다 금리가 높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가 올라가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상품은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되는데 금융채 AAA 3년물과 5년물을 따른다. 3월말 금융채 AAA 5년물 수익률은 2.685%로 변동폭이 적은 편이다.

3월 말 KB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26~4.46%로 고정금리 연 3.78~4.98%보다 낮다. 하지만 앞으로 시장금리가 0.5%포인트 정도 더 오르면 고정금리가 더 유리해진다.

장기대출을 받을 때는 5년마다 고정금리가 변동되는 혼합형대출 상품에 관심을 두자. 장기대출을 처음 받은 후 3년이 지난 경우라면 대부분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감소하는 이자 금액보다 크다면 실익이 없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는 가급적 대출을 줄이고 필요 시 상환계획에 따라 변동금리 혹은 고정금리를 선택해야 한다"며 "은행 대출을 검토하기 전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등 정책성 모기지(장기주택담보대출)를 쓸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