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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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가 올해 후판가격 추가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미 올 상반기 가격을 올렸지만 철강 원재료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적자탈출을 위해 또 한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이나 교량 등 대형 구조물에 사용된다.

포스코(POSCO)는 올 1분기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조선업계의 경우 추가인상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가격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올 상반기 후판 공급가격을 톤당 5만원가량 인상했다. 여기에 조선업에서의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최근 추가인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후판가격 인상 얘기가 흘러나오자 다른 철강사들도 후판가격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제철은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후판가격을 인상하는 쪽으로 협의 중으로 알려졌다. 다만 동국제강은 하반기에 가격인상 계획이 없는 상태다. 동국제강은 이미 상반기에 4차례 정도 가격을 올려 추가인상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사들은 후판가격 추가인상시기는 오는 8월로 예상된다.

당장 후판가격 추가인상이 관측되는 주된 이유는 철광석과 유연탄가격 상승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6월 둘째주 철광석 가격은 중국 주요항 CFR 기준 톤당 67.60달러로 전주 대비 1.8% 오르며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연탄은 6년3개월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6월 둘째주 호주 뉴캐슬산 연료탄은 전주 대비 3.6% 오른 톤당 117.76달러, 호주 프리미엄 강점결탄(원료탄)은 1.9% 상승한 200.60달러를 기록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의 원재료인 철광석, 유연탄 등의 국제가격 상승으로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조선업의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후판가격을 묶어뒀지만 원재료인 철광석과 유연탄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완제품가격이 원가 인상부분을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은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후판가격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조선사들은 한숨이 늘었다. 선가가 떨어지고 수주가 이어지지만 기저효과인 상황에서 후판가격까지 올리면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의 9~18%를 차지하기 때문에 후판가격이 오르면 조선업계가 받는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조선업계는 불황을 더 오랫동안 짊어져야 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당초 예상만큼 살아나지 못해 업계가 수주절벽·일감절벽의 위기에 처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원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후판가격 상승은 경영압박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