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NDC] 빅 게임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나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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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놀공 대표가 NDC 현장에서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
◆빅 게임 그리고 독일문화원
1999년 미국에서 ‘게임랩’을 설립한 이승택 놀공 대표는 2005년 캐주얼게임 ‘다이너 대시’를 출시하며 회사를 관련 분야 1위로 올려놓는 데 성공한다. 그는 2001년 발생한 9·11사태가 발생한 현장과 사무실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었던 만큼 관련 사건을 생생히 체험했고 2003년 이라크전쟁 반대시위도 목격했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의 시위를 두 눈으로 바라보며 ‘게임 디자이너’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다 빅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2003~2008년 미국 내 최대 게임개발자 행사인 GDC에 참가해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빅 게임을 선보였다. 2006년에는 직접 빅게임 페스티벌을 통해 사람들이 모여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GDC에서는 아날로그 보드게임을 전시했는데 5000명 정도가 참여했다”며 “모객이 어려운 만큼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을 가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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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빅게임 페스티벌 당시의 현장사진들이 NDC 현장에서 공개됐다. /사진=채성오 기자 |
이 대표는 독일문화원 관계자와의 만남을 통해 빅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국과 독일이 모두 ‘분단의 경험’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독일은 통일후 선진국으로 부상했지만 여전히 베를린장벽에 대한 상징성을 높이 평가하며 자랑스런 역사로 생각했다.
2016년 ‘DMZ에서 베를린장벽까지’라는 아이디어로 출발한 이 대표는 모객에 대해 고민할 때처럼 함께할 파트너 및 프로젝트 펀딩을 우선순위에 두고 방향성을 잡았다. 독일을 연결시키면 정치적 견해와 상관없이 해외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국내에서도 펀딩이 생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독일문화원은 단호했다. 문화행사나 교류를 지원하는 문화원 성격상 콘텐츠나 프로젝트에 투자할 비용을 집행하는 것은 어려웠다.
이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게임 디자이너로써의 고민은 관련 주제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무겁고 크다는 것이었다”면서도 “냉전이 마음의 벽에서 시작됐던 것처럼 게임을 통해 개인의 경험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독일문화원 측에 베를린장벽 재단 관계자를 무작정 소개시켜달라 졸랐다”고 말했다.
◆월페커즈 프로젝트와 육하원칙
독일문화원, 베를린장벽 재단 관계자와의 미팅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는 다양한 의견 교류를 통해 점차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주한 독일문화원 설립 50주년을 맞으면서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긍정적 논의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리서치를 통해 포문을 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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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한독일문화원, 월페커즈 홈페이지 |
그러나 게임화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완성을 위한 개발 대신 플레이 환경에 집중하기 위해 놀공이 개발했던 콘텐츠에 독일과 한국의 역사 DB를 집어넣기 시작했다. 독일 문화원 관계자들이 “게임이 아니라 공부”라고 지적할 만큼 재미를 유발하는 데 변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시간순서대로 출력한 기본자료의 규모는 방대했지만 시기별로 빈 공간이 많아 정리가 어려웠다.
이 대표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주요 기술 매커니즘을 육하원칙으로 결정했다”며 “육하원칙으로 글을 쓰면 깊이가 생기고 왜 이런 콘텐츠를 경험했는지에 대한 이유도 쉽게 수긍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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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페커즈 홈페이지 |
이 대표는 “한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행동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며 특히 게임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매체중 하나다. 월페커즈 같은 게임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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