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김치'는 어떻게 월마트에 입점했나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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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은 글로벌 최대 유통사 미국 월마트와 미국 동부 유통강자 퍼블릭스 전 매장에 입점해 김치 판매를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풀무원은 월마트 3900개 매장, 퍼블릭스 1100개 매장 등 미국 내 총 5000개 매장에 김치를 공급함으로써 미국 현지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미국 1위 유통사인 월마트 전 매장에 입점하는 것은 품질, 맛, 수익성, 생산력 등을 모두 인정받아야 가능하다. 그만큼 미국 현지시장은 집인 장벽 자체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 식품 중 미국 월마트 전 매장에 입점한 사례는 손에 꼽으며 김치로는 국내 김치제조사 중 첫 사례다.
풀무원은 2년간 월마트의 까다로운 심사 끝에 김치 입점에 성공했다. 월마트가 풀무원 김치를 택한 이유는 ▲미국 전 지역 커버 가능한 유통망 ▲한국에서 만든 본토 김치라는 점 ▲미국인에게 민감한 김치 냄새 해결 ▲32년째 김치박물관을 운영한 전통과 진정성 등 크게 네 가지다.
첫째, 풀무원은 미국 전역을 유통할 수 있는 물류망을 갖춰 월마트와 손잡을 수 있었다. 풀무원은 1991년 일찍이 미국에 진출해 교민 시장을 대상으로 두부를 제조, 판매하기 시작했고 2016년에는 미국 두부 1위 브랜드 ‘나소야’를 인수하면서 미국 전 지역을 커버하는 유통망과 물류망을 구축했다. 이와 더불어 두부로 연간 4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최대 두부 기업으로서 평판과 노하우도 높은 평가를 받은 요소가 됐다.
둘째, 산지가 중요한 발효식품의 특성상 ‘한국산’ 김치라는 점도 크게 어필됐다. 풀무원은 미국 현지에서 김치를 생산하는 대신 전북 익산 풀무원 글로벌김치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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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식품인 김치는 온도 및 숙성도 관리가 어려워 수출보다 현지 생산이 적합하다는 것이 업계 정설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김치는 대표 한식이자 발효식품이므로 무엇보다 국내 생산이 중요하다.
우선 주재료인 배추와 무의 품종이 각 나라마다 달라 김치 본연의 맛을 해외 품종으로 구현하기 어렵다. 특히 국내에서 재배하는 대부분의 배추는 한국 육종학의 아버지 ‘고 우장춘 박사’가 국내 환경에 맞게 개량한 품종으로 해외에서 수급이 거의 불가능하다. 국내 품종을 해외에서 재배하더라도 기후와 토양이 달라 국산 배추, 무와 맛 차이가 난다.
또 발효식품인 김치는 와인이나 치즈처럼 숙성과정에서 토양과 공기 중의 토착 미생물의 영향을 받아 외국에서 김치를 생산하면 국산 김치만의 아삭한 식감과 감칠맛을 내기 어려운 점도 있다.
셋째, 풀무원은 미국인에게 민감한 김치 냄새를 철저한 온도관리와 적절한 현지화를 통해 해결했다. 우선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까지 배송, 유통하기까지 철저히 온도를 추적관리했다.
또한 젓갈을 사용하지 않아 깔끔한 김치맛을 완성했다. 젓갈을 뺀 덕분에 월마트 관계자들은 풀무원 김치가 ‘비건푸드’라는 점에도 주목했고 비건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미국시장에서 풀무원 김치사업의 전망은 더 밝다고 볼 수 있다.
넷째, 풀무원이 김치와 김장문화를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32년간의 진정성이 통했다. 풀무원은 지난 1987년부터 지금까지 메세나 사업으로 김치박물관을 운영해 오며 약 100만명에 가까운 방문객에게 김치와 김장문화를 알려왔다. 현재 풀무원 김치박물관은 인사동에서 ‘뮤지엄김치간’으로 운영 중이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서울의 대표 명소로 거듭났다.
미국에 수출하는 풀무원 김치는 ‘나소야’ 브랜드를 달고 판매한다. 나소야는 풀무원USA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대표 두부 브랜드다.
풀무원식품 이준화 CM은 “지난 2013년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가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한 후 김치가 미국인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며 “미국 비건식품 시장도 성장하는 등 김치사업을 본격 시작하는 입장에서 다양한 호재가 작용하고 있는 만큼 미국 현지 시장 진입을 더욱 확대해 빠른 시간 안에 풀무원 김치를 미국 넘버원 제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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