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사회적 가치(SV) 창출의 일환으로 장애인 바리스타 26명을 고용하고 사내 카페 3곳을 일터로 제공했다 / 사진=SK
SK가 사회적 가치(SV) 창출의 일환으로 장애인 바리스타 26명을 고용하고 사내 카페 3곳을 일터로 제공했다 / 사진=SK
SK그룹이 장애인을 상대로 채용기회를 활짝 열고 있다. 지난 5월 최태원 회장이 장애인 고용 미흡 지적을 받은 직후 “무조건 하겠다”던 약속을 실천으로 이행하는 것이다.

SK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들어 장애인 고용 계획을 구체화하며 실질적인 채용 성과를 내놓고 있다. 지주사인 SK㈜는 사회적 가치(SV) 창출의 일환으로 장애인 바리스타 26명을 고용하고 SK㈜ C&C의 경기도 분당구 정자동 사옥과 판교캠퍼스 2개 동에 위치한 사내 카페 ‘카페포유’ 3곳에 이들을 배치했다.


SK는 지난 6월부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역본부와 함께 장애인들을 모집했으며 선발된 26명은 서울맞춤훈련센터에서 전문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SK는 직접고용 방식을 택해 장애인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급여와 함께 자기계발비와 교통비 등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달 말 대전 유성구 기술혁신연구원에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키움’과 ‘행복디딤’을 개소식을 열고 중증장애인 21명, 경증장애인 4명을 고용했다. 행복키움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 내에서 카페 두 곳을, 행복디딤은 세차장을 운영한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광역시 등 SK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으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확대 운영하고 장애인 고용인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SK에너지와 SK텔레콤은 지난달 사회적 기업 코엑터스와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고요한 택시’ 취업 설명회를 열었다. ‘고요한 택시’는 코액터스가 청각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지난해 6월 출시한 택시서비스다.


SK에너지는 SK충전소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법인택시 회사를 연결해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돕고 법인 택시회사에 청각장애인 고용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SK텔레콤은 청각장애인 기사를 위한 T맵 택시 앱을 개발하고 콜 수락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콜잡이’ 버튼을 제공하고 있다. 계열사간 힘을 합쳐 장애인 고용 확대에 시너지를 내는 셈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1월부터 충북 청주에 장애인 사업장 ‘행복모아’를 운영하며 장애인을 적극 고용하고 있다. 이곳에 고용된 장애인들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린룸에서 사용되는 방진의류와 부자재를 제조·유통·세탁하는 일을 담당한다.


SK하이닉스는 작업장, 휴게실, 화장실 등 모든 공간의 시설을 장애인의 거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적화 했으며 장애인 인식교육, 예절교육 등 장애인 맞춤교육도 수시로 진행한다.

SK실트론과 SK머티리얼즈의 경우 지난 5~6월 잇따라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설립하고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SK 계열사들의 잇단 장애인 고용확대는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사회적 가치 민간축제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19’에 참석했다가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로부터 “SK는 성적이 우수하지만 장애인 고용이라는 전공 필수 과목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SK그룹은 자발적으로 하는 문화가 있어서 스스로 새로운 방법을 찾아 풀어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었다”며 “이제는 안되면 무조건 하고 그 다음에 더 좋은 방법을 찾자는 생각으로 먼저 (장애인을)고용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