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자들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0.9%로 직전 조사에 비해 2.2%포인트 감소했다. 사진은 송파구 아파트 일대/사진=머니S
지난해 부자들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0.9%로 직전 조사에 비해 2.2%포인트 감소했다. 사진은 송파구 아파트 일대/사진=머니S

국내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규제 강화에 집값 상승세 둔화, 세금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0 한국 부자 보고서'(Korean Wealth Report)'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하나은행 프라이빗 뱅크(PB) 고객 약 400명(평균 연령 68세)을 대상으로 한 설문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국내 부자의 총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0.9%로, 전년(53.1%) 대비 낮아졌다. 2013년 44%로 낮아진 부동산 비중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상승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규제 강화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세 둔화,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도, 절세를 위한 증여 등이 영향을 미쳤다.


총자산 100억원 이상 부자들의 12.3%는 부동산을 매각했거나, 매각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30억원 부자들의 매각 의사 비율(5.4%)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 매각과 관련해 현 상태를 유지(51.3%)하거나 향후 결정(29.7%)하겠다는 등 관망하는 견해가 우세했다.

매입과 관련해서도 '없다(43.4%)'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향후 결정하겠다(41.8%)'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다만 매입 계획이 '있다'는 응답이 14.9%로 매각 계획(9.1%)에 비해선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들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현금예금이 40.6%로 가장 많고, 펀드 및 신탁이 27.6%, 주식 15.9%, 기타 11.1%, 채권 4.7% 순으로 조사됐다.

국내 부자들은 평균 41세를 기점으로 부자가 되기 위한 시드머니를 확보했다. 시드머니를 확보한 1순위 수단은 사업소득이 32.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상속 및 증여(25.4%), 근로소득(18.7%), 부동산투자(18.2%) 순이다.


부자들이 자녀에게 증여하는 시기는 평균 65.2세며 증여를 받는 자녀의 평균 나이는 34.9세였다. 부자가 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추가적인 부를 축적한 1순위 수단도 사업소득(31.5%)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부자들의 은퇴 후 선호하는 거주지는 ‘현재의 거주지’로 조사됐다. 전체의 62.7%가 응답했다. 현재 사는 곳과 가까운 곳을 선호한다는 의견도 전체의 17.9%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