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라는 빅바이어를 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 관심이 모아진다.©뉴스1
화웨이라는 빅바이어를 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 관심이 모아진다.©뉴스1
시가총액 1,2위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노란불이 켜졌다. 반도체 시장에서 화웨이라는 빅바이어를 잃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치 전망을 내놔 눈길을 모아졌다.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강화된 제재가 15일부터 시작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못하게 됐다.


지난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삼성전자는 3.2%(7조3000억원), SK하이닉스는 11.4%(3조원) 정도다. 따라서 화웨이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연간 10조원의 시장이 날아갈 수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당장 4분기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서버용 D램 고정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화웨이라는 대형 고객마저 사라지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이와 함께 최근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 ARM을 인수한다는 소식 또한 악재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앤비디아는 삼성전자의 경쟁사로 부상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름 자리잡고 있는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같은 글로벌 정세 변화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하락 우려보다 상승 기대감 쪽으로 쏠리고 있다.

우선 KB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오히려 장기적으론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미 미국 화웨이 제재 등의 악재는 선반영 됐다는 것이다.


황고은 KB증권 연구원은 “내년엔 과점화된 D램 공급구조와 제한적 모바일 D램 생산능력으로 SK하이닉스는 애플, 오포, 비보, 샤오미 등으로 공급 점유율 확대를 통해 화웨이 매출 감소분을 오히려 상쇄하게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망했다. 이에 KB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시장을 넓혀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이탈한 틈을 타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5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내년 전 세계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보다 175%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대비 20% 늘어난 64조원을, 영업이익은 23.8% 증가한 9조6000억원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오히려 삼성전자의 기대 효과로 해석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파운드리 규모와 응용처를 확대하고 새로운 시스템 최적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KTB증권과 삼성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각각 7만5000원, 7만원으로 상향해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