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거래액 20조원… 춤추는 비트코인 '탄생의 비밀'
[머니S리포트-'코인 광풍' 시작과 끝]① 디지털화폐의 등장인가 자산 인플레인가
조승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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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전 세계를 투자 열풍에 빠트렸다가 사라졌던 비트코인이 더 큰 태풍이 돼 돌아왔다. 비트코인은 2017년 말 2만달러를 찍은 뒤 추락해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해 초 7100달러선에서 올 초 2만9100달러로 1년 새 310% 폭등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며 ‘광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에는 6만3300달러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연일 갈아치웠다. 끝을 모르고 치솟던 비트코인은 정부 규제라는 벽에 부딪혀 다시 비틀거리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50% 가까이 폭락하면서 2017~2018년 상황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내렸던 주요 원인이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였다는 점도 현재와 비슷하다. 반면 일각에서는 과거와는 투자 환경이 달라졌다며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개인만의 리그였던 당시와 달리 지금은 대기업과 기관투자자까지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전과 비슷한 듯 다른 ‘코인판’, 그 탄생의 과정과 전망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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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투자 열풍을 일으켰던 비트코인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며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지난달 6만3300달러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찍은 비트코인은 정부 규제라는 벽에 부딪혀 다시 비틀거리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
2008년 11월1일 오후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가명의 프로그래머가 개인 전자화폐 시스템에 대한 논문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그로부터 2개월 뒤인 2009년 1월3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비트코인 소프트웨어가 첫 가동을 시작했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한 새로운 화폐 등장
비트코인의 탄생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휘몰아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막대한 규모의 달러를 찍어내 시장에 공급하는 양적 완화가 시작된 해다.
가상화폐는 달러·엔·원 등 기존의 법적 화폐를 대체할 새로운 화폐를 만든다는 발상으로 개발됐다. 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을 독점하고 마구 찍어내 가치를 떨어트리는 행위에 대한 반발심이 커지면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교환할 수 있는 디지털화폐를 만들어 사용하자는 일종의 혁명적 사고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단위인 ‘비트’(bit)와 ‘동전’(coin)을 합친 용어다. 지폐나 동전과 달리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온라인 가상화폐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을 거래하고 사용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했다. 정부·중앙은행·금융기관 등의 신용보증 없이 오직 개인 이용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전자화폐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가상화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알아야 한다. 블록체인은 사용자 사이에 발생한 모든 거래 내역을 ‘블록’ 단위로 저장하고 서로 연결된 형태로 관리하는 기술이다. 기존 전자화폐 기술이 중앙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하는 중앙집중형 방식이었다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가상화폐는 모든 사용자가 거래기록을 볼 수 있어 위조나 해킹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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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비트코인 가격 추이./그래픽=김영찬 기자 |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신뢰를 받지 못했다. 지급을 보증해주는 정부나 중앙은행이 없기 때문이다. 2009년 10월5일 개당 0.000994달러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현재(5월26일 오전 6시 기준) 개당 약 4만달러, 시가총액 7000억달러 규모로 압도적인 1위 가상화폐로 성장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면서 비트코인을 필두로 다양한 다른 가상화폐, 알트코인도 등장했다. 이후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1차 가상화폐 붐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비트코인의 존재감이 드러났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2차 가상화폐 붐은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전 세계 투자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윤기영 한국외대 경영학부 미래학 겸임교수는 가상화폐 급등 현상을 통틀어 ‘화폐전쟁 2.0’으로 보고 있다. 그는 “가격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침체에 대응하는 각국의 화폐 발행량 증가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신설 추세에 따른 지하경제의 이탈 등으로 봐야 한다”며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에 대한 반발인 동시에 국가공동체의 공유재산과 신용인 법정화폐에 대한 개인과 기업의 이탈로 정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총 발행량 2100만개… 채굴 다 끝나면?
비트코인의 또 다른 특징은 통화 공급량이 엄격하게 제한된다는 점이다. 중앙은행이 재량적으로 통화공급량을 조절하면 안 된다는 개념이 담겨서다. 현재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은 2100만개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는 비트코인의 미래가 5가지 지표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거래소 내 비트코인의 잔량이다. 거래소에 너무 많은 규모의 가상화폐가 보관돼 있다면 단기 매도 압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는 대기업 지표다. 테슬라·마이크로스트레티지·스퀘어 등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이 매도에 나선다면 하향 변동성이 예상된다. 이 밖에 구글 검색어 트렌드와 영구 스왑(Futures Perpetual Swap) 대출 금리 및 유효 공급량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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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한 투자자가 전광판에 표시된 가상화폐 시세를 지켜보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채굴 수익성이 없어지더라도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시장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 교수는 “비트코인은 과학기술 시각에서만 봐서는 안 되고 전 세계적으로 개인과 기업이 대안적 암호화폐에 신용을 주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비트코인의 채굴이 중단되더라도 그 신용이 또 다른 대안화폐로 이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진석 한국디지털에셋(KODA) 이사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기존의 암호화폐로 담보 대출 등 금융상품을 받길 원하는 개인과 법인이 있다”며 “디파이 시장은 새 금융서비스의 한 형태로 인식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연구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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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부 유통팀 조승예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