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목숨 앗아간 광주 재개발 참사… 또 '불법 하도급' 문제였나
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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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광주광역시 재개발 철거 도중 발생한 건물 붕괴사고 현장. 실제 철거에는 허가를 받은 한솔이 직접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뉴시스(독자 제공) |
사망자 9명을 포함 사상자 17명을 낸 광주광역시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는 불법 하도급이 사고의 또다른 원인이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다단계 하도급 관련 이면계약이나 공법 지시, 무자격 철거 의혹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13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광주 동구 학동4구역의 붕괴된 건축물 철거 공정에서 다단계 불법 하도급이 이뤄진 정황을 확인했다. 사업 시행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9월 서울 소재 한솔과 철거 용역계약을 체결했고 한솔은 지난달 14일 동구에 해체 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실제 철거에는 허가를 받은 한솔이 직접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건축물 철거는 백솔기업으로 단계별 하청이 이뤄졌다. 석면 철거 공사는 다원이앤씨가 수주했고 백솔기업에 재하청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백솔기업은 석면 해체 면허를 빌린 무자격 업체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원이앤씨가 한솔과 이면계약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 보고 있다. 이 같은 불법 하도급을 거치면서 철거 공사비가 3.3㎡당 28만원→10만원→4만원으로 줄어들고 부실공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건물 해체 절차 미준수도 조사되고 있다. 해체 절차는 5층부터 아래로 해야 하는데 백솔기업은 1~2층을 먼저 허물었다. 이후 건물 뒤쪽 폐자재 더미 위에서 굴삭기를 이용해 작업을 진행했다. 강도가 가장 낮은 왼쪽 벽을 허물어야 하는 계획도 어기고 뒤쪽 벽을 철거했다.
철거 계획서는 국토교통부 고시와 달리 장비 하중 계산이 기재되지 않았다. 구조 안전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던 것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HDC현산, 한솔, 백솔기업 관계자와 감리자 등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이뤄진 정황을 확인한 만큼 정확히 어떤 지시 체계에 의해 철거가 이뤄졌는지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오후 발생한 이번 사고는 무너진 5층 건물에 깔린 시내버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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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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