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무명열사 묘지번호 4-90번 사망자가 고 신동남씨라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사망자 신원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송선태 위원장. /사진=뉴스1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무명열사 묘지번호 4-90번 사망자가 고 신동남씨라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사망자 신원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송선태 위원장. /사진=뉴스1
지난 41년 동안 이름 없이 묻혀있던 5·18민주화운동 무명열사 1명의 신원이 고 신동남씨로 확인됐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15일 국립5·18민주묘지 세미나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명열사 묘지번호 4-90번 사망자가 고 신동남씨라고 밝혔다.


1950년 6월30일생인 고인은 지난 1980년 5월20일쯤 거주하던 여인숙을 나갔다가 복부에 총상을 당했다. 이후 적십자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숨졌고 이틀 뒤인 22일 영안실에서 사라졌다.

고 신동남씨는 시민수습대책위원회가 시내 병원 사망자들을 도청으로 옮겨 시신을 확인한 후 안치하는 과정에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그의 시신은 사건 관련자인 이금영씨 어머니에 의해 상무관에 안치됐다가 같은해 5월29일 망월시립공원 제3묘원에 이금영씨 이름으로 매장됐다.


하지만 같은해 6월21일 이금영씨가 생존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해당 유해는 신원미상인 상태로 민주묘지 4-90번 위에 안장됐다.

조사위는 지난해 11월19일 5·18민주묘지에서 당시 희생된 사망자 신원확인을 위해 분묘개장과 유전자 검사 시료 채취를 진행한 바 있다. 조사위는 제4구역에 묻힌 4-90·4-93·4-97 등 무명열사 3위의 묘를 열고 DNA 검사 시료를 채취했다.


당시 조사위는 묘 3위의 주인을 어린이(4세) 1명과 성인 2명으로 추정했다.

조사위는 시료를 채취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와 '행방불명자 가족찾기 혈액 채취' 신청자의 유전자를 비교해 무명열사의 신원을 확인했다.


시신과 고 신동남씨 의료 기록을 비교한 결과 '복부관통상 및 장파열'과 '좌측 복부 및 중상복부에 사입구로 인정되는 총상과 정중선을 따라 난 20㎝의 수술흔'이 공통되게 나타났다.

이후 혈액·유전자 검사에서 고 신동남씨의 동생과 대조한 결과도 일치했다. 부계 친족관계 여부를 확인하는 Y-STR 기법과 단일염기다형성(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ysm) 기술을 병행 사용해 검사한 결과 99.9% 가족관계임이 확인됐다.

이번 신동남씨의 유해 신원확인은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신원이 확인된 사례이자 새로운 분석기술을 도입해 신원을 확인한 첫 사례다.

조사위 관계자는 "신원이 확인되지 못한 유해가 여전히 4구 남았다"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유가족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지속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