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일병, 집단 괴롭힘 당하고 극단 선택… 간부들 방치 의혹 제기
빈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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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군에서 따돌림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한 병사가 선임들이 괴롭히는 상황을 알렸지만 간부들이 방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7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18일 정모 일병이 휴가 중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 2월1일 강감찬함에 배송된 정 일병은 아버지 간호를 위해 청원 휴가를 다녀온 후부터 선임병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격리로 정 일병은 3월9일 이후 복귀했다.
정 일병이 업무 중 실수를 하자 선임병 A와 B가 갑판에 계속 넘어뜨리고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조원실(내무실)에서 정 일병을 폭행하고 괴롭히며 욕하거나 승조원실에 정 일병이 들어오면 다른 병사들이 나가버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정 일병은 3월16일 함장에게 선임병들의 폭행과 폭언을 신고했으나 함장은 피해자를 가해자와 완전히 분리하지 않았다. 승조원실 이동과 보직 변경만 이뤄져 이후에도 정 일병은 함내에서 가해자와 계속 마주해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일병은 자해를 시도하다 함장에게 연락해 구제를 요청했다. 이에 함장·부장·주임원사가 정박 중인 배로 돌아와 면담을 진행했다고 한다.
센터는 "그런데 함장은 정 일병에게 가해자들을 불러 사과받는 자리를 갖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며 가해자들을 대면하게 했다"며 "후임인 피해자와 선임인 가해자를 분리하지 않고 화해시킨다는 명목으로 한 자리에 불러 사과시킨 것은 엄연한 2차 가해"라고 전했다.
이후 정 일병은 구토와 과호흡 등 공황장애 증상을 보이거나 기절하기도 했다. 함장은 4월6일 정 일병을 하선시켜 민간병원에 위탁 진료를 보냈다. 결국 정 일병은 정신과에 입원했다. 6월8일 퇴원 후 정 일병은 휴가를 받고 6월18일 아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센터에 따르면 강감찬함은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인해 정 일병 사망으로부터 열흘이 지난 6월27일 함장·부장 등 인사 조처 없이 청해부대 임무로 긴급파견을 나갔다. 구타 등 가혹행위로 입건된 가해자도 함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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