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왼쪽)가 다카이치 사나에 전 자민당 총무상(오른쪽)이 후임 총리로 급부상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사진=로이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왼쪽)가 다카이치 사나에 전 자민당 총무상(오른쪽)이 후임 총리로 급부상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사진=로이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다카이치 사나에 전 자민당 총무상이 후임 총리로 급부상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지하는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우익 성향인 자민당 안에서도 극우로 평가받는다. 소속 파벌은 없지만 아베 전 총리가 속한 최대 파벌 '호소다파'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에 필요한 의원 20명의 추천을 충분히 확보할 전망이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현 다수당인 자민당의 총재가 행정수반인 총리를 역임한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다카이치 전 총무상의 극우적 행보를 우려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다카이치 사나에는 자민당 총재 선거 공약으로 총리로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들고 나왔다"며 "일본의 국익은 미·중 대립 속 어느 쪽과도 말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서는 것이지 중국과 단교하는 게 아니다. A급 전범 합사 이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꺼리는 천황(일왕)에게 해를 끼치는 인물을 총리로 삼아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지난 3일 극우 성향인 산케이신문 계열 위성방송 BS후지에 나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두고 "직책과 관계 없이 계속해왔다. 결코 외교 문제가 아니다"라며 총리가 된 후에도 참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출판 기념회를 열고 아베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한다고 표명할 예정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자신의 조부 하토야마 이치로 전 총리가 창당한 자민당을 탈당하고 1996년 민주당을 창당했다. 그는 민주당 총재로서 2009년 치른 총선에서 압승 후 총리에 올라 일본 최초 수평적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하지만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정치 자금 스캔들까지 터져 재임 9개월 만에 물러났다.

그는 일본 정계에서 대표적인 지한파로 평가받는다. 정계 은퇴 이후 2015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했고 2018년엔 경남 합천에서 원폭 피해자에게 무릎을 꿇는 등 과거사 문제에 있어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 6월엔 '독도는 미국이 인정한 한국의 영토'란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