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오는 2023년 시행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제도에 대한 대응을 위해 사옥 매각에 나섰다. 사진은 한화생명 여의도 사옥./사진=한화생명
보험사들이 오는 2023년 시행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제도에 대한 대응을 위해 사옥 매각에 나섰다. 사진은 한화생명 여의도 사옥./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과 하나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보험사들이 사옥을 매각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보험사들은 오는 2023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공개입찰을 통해 서울 신설동 사옥 매각에 나섰다. 2008년 3월 준공된 신설동 사옥은 지하 2층~지상 9층으로 구성됐다. 토지면적 1501.6㎡, 건물 연면적 7603.15㎡ 규모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킥스 도입에 대비해 자본건전성을 강화하고자 사옥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나손해보험도 서울 종로구 인의동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으며, 현재 부동산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초 서울 남창동 본사 사옥을 캡스톤자산운용에 매각한 뒤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back·매각 후 재임대)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보험환경과 회계기준 변화의 선제적 대응방안으로 사옥 매각과 장기 임차를 결정했다"고 했다. 


보험사들이 잇따라 부동산 매각에 나선 것은 IFRS17, 킥스 도입에 앞서 건전성 관리에 힘쓰기 위해서다. IFRS17의 핵심은 보험사의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하게 한다는 점이다. IFRS17 시행시 부채 규모 증가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게 되는 만큼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 신지급여력제도가 시행되면 부동산 자산에서 발생하는 손실에 대비해 준비금 규모가 확대된다. 따라서 부동산자산 보유에 따른 추가 자본금 확보에 나서야 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적정한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보험사가 보유한 부동산자산 위험계수는 현재 업무용 6%, 투자용 9% 수준이지만 2023년 킥스 도입 후에는 25%로 커진다. 


100억원의 부동산자산을 보유하는 경우 현재는 6억~9억원의 준비금이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25억원의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부동산 자산이 오히려 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사옥 매각 행렬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