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손바닥에 한자로 '왕(王)'이라는 글자를 쓴 채 토론에 참석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손바닥에 한자로 '왕(王)'이라는 글자를 쓴 채 토론에 참석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사진=뉴시스
손바닥에 한자로 '왕(王)' 글자를 적은채 국민의힘 대선 경선 TV토론에 출연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지자의 응원"이라고 거듭 해명했음에도 여야의 맹폭이 쏟아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토론에 왼쪽 손바닥 한 가운데 '왕'(王)으로 보이는 글자를 적은 채 참여했고 이는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중계됐다.


토론 직후 주술적인 의미가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윤 전 총장은 "토론을 잘하라는 지지자의 응원 메시지였다"고 해명했지만 무속신앙에 기대 국정을 운영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5차 토론에 앞서 지난 3,4차 토론에도 같은 글자를 적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 전 총장의 해명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을 위해 가장 봉사해야 할 1번 일꾼인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주술에 의거한 것인지 '왕(王)'자를 써서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손바닥과 '임금 왕'자가 주술적 의미라는 의혹도 있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향수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허영 의원도 "권력욕은 손바닥에 '王'자를 그려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며 "정치는 주술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과 같은 당인 국민의힘 경선 경쟁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홍준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시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허무맹랑한 소문 하나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부적 선거는 포기하시라, 정치의 격을 떨어트리는 유치한 행동"이라고 직격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미신을 믿는 후보, 끝없는 의혹에 휩싸인 후보, 걸핏하면 막말로 보수 품격을 떨어뜨리는 후보로 본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윤 전 총장 비판에 가세했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당층(無黨層)이 등을 돌려 무당(巫堂)의 도움을 구했던 것"이라며 "'무골'(武骨)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무골'(巫骨)이었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