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케이리본을 아십니까?
전창호 용인예술과학대학교 리빙디자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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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음악시장을 선도하는 'BTS',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쓴 '기생충', 오스카상의 여우조연상에 빛나는 '윤여정', 전 세계에 한국의 놀이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넷플릭스 1위의 '오징어게임'.
최근 몇 년 사이 가요, 드라마, 음식, 영화 등 문화 전반을 통틀어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K-컬처 현상이다. K-컬처를 추동하는 힘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됐다.
우리는 본래 서로 장단 맞춰 손발 움직이는 데 능한 민족이었다. 이것이 바로 한국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이루는 요소이기도 하다. 상고시대부터 우리 조상들은 떼를 지어 노래하고 춤추며(羣聚歌舞) 밤낮 쉬지 않고 술을 마시는(飮酒晝夜無休) 유희 민족이란 것이 중국 정사 '삼국지'에 기록됐을 정도다.
이 같은 국가적인 잔치가 500년 가까이 이어지며 유희의 DNA가 우리나라 풍속에 스며들어 문화 공동체를 이루게 되고 이것이 바로 K-컬처의 바탕을 이룬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드라마나 가요, 음식, 영화 등 K-컬처 전반에 녹아들어 있는 우리나라 공예품은 단순한 하나의 상품이기보다는 우리나라 문화를 상징하는 일부분이다. K-컬처의 위상이 상승함에 따라 우리나라 공예품에 대해서도 힘이 발휘되고 있다. 아마존의 인기상품 호미나, 블랙핑크의 한복, 킹덤의 갓과 같은 우리 공예품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 또한 높아졌다.
공예품은 우리나라의 독창적이며 우수한 전통문화유산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전승공예품이나 전통공예품과 함께 현대 시대의 트렌드나 수요에 발맞춰 만들어지는 현대 공예품 등 다양하게 제작돼 판매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문화를 대표하는 대표 공예품을 찾아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동안 중앙부처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이나 국가를 상징하는 우수한 공예품을 발굴하기 위해 각종 공모전, 공예박람회, 경진대회 등을 개최했지만 제도적 한계성으로 인해 꾸준히 지속하지 못하고 대부분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말았다.
이를 위한 보완책으로 2015년 공예문화산업진흥법이 제정됐으며 제14조 우수공예품의 지정에 관한 세부 시행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을 공예문화산업 진흥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지정했다.
KCDF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수공예품을 지정, 한복의 옷고름 모양을 딴 'K-리본'(K-RIBBON)이란 브랜드를 부여했다. 말 그대로 케이리본은 한국의 자랑스러운 우수문화상품 브랜드를 의미한다. 지정된 공예품에는 그 가치를 보증하는 증표로 케이리본 마크를 부착하고 유통과 홍보, 통합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지원해 '코리아 프리미엄'을 창출한다.
우수공예품지정제도는 매년 공모를 통해 양산이 가능하고 공예 유통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으며 소비자의 안전성이 확보된 공예품을 1~3차의 심사과정을 거쳐 차례로 상품심사, 현장심사, 상품안전성 검사를 통해 엄격하게 선정하고 있다. 우수공예품으로 선정되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명의의 우수공예품 지정서 교부와 지정표시인 '케이리본'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이 같은 우수공예품 지정제도의 필요성은 앞으로도 우리나라 우수공예품을 제도로써 지속적으로 육성해 더 나아가 'BTS'와 같이 한국의 문화적 요소로서 세계에서도 경쟁력 있는 스타 공예상품을 발굴하는 데 있다.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한국의 대표 공예상품'하면 바로 케이리본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지정한 우수공예품으로 '한국문화의 품격'을 알리는 것이 바로 케이리본의 목적이자 우리 공예품의 미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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