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다. 한은은 연말 기준금리를 1.75%는 물론 2.00%까지 올릴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다. 한은은 연말 기준금리를 1.75%는 물론 2.00%까지 올릴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사진=한국은행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해 8월부터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했던 한국은행은 이같은 연준의 입장에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거세게 받는 모습이다. 한은은 연말 기준금리를 1.75%는 물론 2.00%까지 올릴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73차례나 언급한 美 FOMC

18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이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는 '인플레이션' 단어가 총 73차례나 거론된다.


대부분의 FOM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기대한만큼 내려가지 않을 경우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통화 완화정책을 제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대다수의 FOMC 위원들은 "2015년 (금리 인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높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느슨한 통화 정책이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신속한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는데 이들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연준은 오는 3월 15~16일 FOMC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선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거나 올해 남은 7차례 FOMC에서 매회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FOMC 회의는 6주마다 열리는데 회의가 열릴 때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오른다고 가정하면 현재 0.00~0.25%인 미국의 기준금리는 올해 말 1.75~2.00%까지 1.75%포인트 상승한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 이탈 우려로 미국 기준금리와 어느정도 격차를 벌려놓아야 하는 한은으로선 금리 인상 압박을 강하게 받는 모습이다. 현재 미국과 기준금리(0~0.25%) 격차는 1.00~1.25%까지 벌어진 상태다.

"한은, 연말 기준금리 2%로 상향"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2.00%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7일 "2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하고 1~2명의 인상 소수의견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연구원은 "대선 이후 신임 한은 총재 결정까지 공백이 생길 수 있고 대선 후에는 신정부의 정책방향이 확인되기까지 상대적으로 신중한 통화정책이 요구될 수 있음을 고려하면 현 총재의 임기 내 마지막 회의인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말 예상되는 한은 기준금리는 높아진 국내외 물가상승룰과 잠재성장을 웃도는 경제성장을 고려해 2.00%라는게 이 연구원의 전망이다. 그는 "한은이 추정하는 중립 기준금리는 2.25~2.50%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이틀동안 9만명대를 이어가는 점은 한은으로선 부담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속에서 빠른 금리 인상은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민간소비는 개선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카드 승인액은 전년동기보다 13.8% 증가한 26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3분기 전년동기대비 카드 승인액 증가율이 각각 8.7%, 9.9%, 8.6%에 이르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는 오는 24일에 이어 ▲4월 14일 ▲5월 26일 ▲7월 14일 ▲8월 25일 ▲10월 14일 ▲11월 24일 등 7차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