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전락' 디젤차 구매를 지금 고민하고 있다면…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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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디젤)자동차가 갈수록 설자리를 잃는 모습이다. 기름값 아끼려고 디젤차를 샀던 소비자들은 치솟는 유가에 할 말을 잃었다. 문제는 굳이 치솟은 기름값이 아니라도 각 완성차업계가 '탈탄소'를 외치며 디젤차에서 발을 빼고 있는 만큼 사후서비스(A/S), 중고차 가격 하락 등 갈수록 디젤차의 구매매력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불안 요소가 커지자 실제 디젤차 소비가 크게 줄었다.
3일 업계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디젤차(국산·수입 포함) 판매량은 8만5728대로 전년(12만9169대)대비 33.6%나 줄었다.
디젤차 판매량은 이른바 '디젤게이트'와 각종 환경 규제 강화 영향으로 최근 몇 해 동안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2012년 71만8356대였던 디젤차 판매량은 2017년 57만1114대, 2019년 43만1662대, 2020년 39만8360대, 2021년 25만8763대로 매년 뒷걸음질 쳤다. 디젤차의 시장점유율 역시 지난 2015년 36.4%에서 2020년에는 24%, 지난해에는 17%까지 하락하며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불어 닥친 요소수 부족 사태 역시 디젤차의 인기를 시들게 만들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소비자는 "주유소에서 기름만 넣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디젤차에 요소수를 넣어야 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요소수 없으면 디젤차가 멈춘다는 말까지 나온걸 보면 디젤차는 여러모로 천덕꾸러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은 경유 가격 역시 디젤차의 퇴장을 부추긴다. 디젤차를 운행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시동 걸기 겁난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완성차업계의 사업 전환 역시 디젤차가 설자리를 잃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세계 완성차업계는 단계적이지만 속도감 있는 내연기관차 시대의 종료를 선언하며 '탈탄소' 전략을 통한 친환경차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배터리 효율이나 충전 인프라 등 아직 개선·발전시켜야 할 요소가 많지만 친환경차가 가진 미래를 부정하는 이는 없다.
일부 수입차 업체가 유독 국내시장에만 디젤 모델을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 대해 소비자들이 '디젤 떨이'라는 조롱을 하는 것 역시 갈수록 국내시장에서 디젤차의 입지가 크게 줄었음을 방증한다.
이처럼 친환경차의 영역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어 디젤차의 퇴장을 부추긴다. 내연기관차 부품업체가 생존 문제를 거론하며 아우성인 상황에서 디젤차의 A/S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중고차가격 역시 크게 떨어져 디젤차 운전자가 앞으로 감당해야할 난관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비단 디젤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내연기관차에 해당되지만 악재가 거듭된 디젤차에게 유독 더 비판의 화살이 쏠리는 게 사실"이라며 "다양하고 더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에는 디젤차의 매력이 크게 줄어든 건 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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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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