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러주세요"…음식배달 요청사항에 SOS
서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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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상황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고객 요청사항에 "경찰을 불러주세요"라는 문구를 적은 여성이 가까스로 구출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각) ABC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 브롱크스의 한 아파트에 감금됐던 A씨(24)가 납치범 몰래 구조 요청을 보내 5시간 만에 구출됐다. 바로 배달 앱 고객 요청사항에 경찰을 불러달라는 문구를 남긴 것.
A씨는 지난 19일 용의자 케모이 로열(32)과 온라인에서 만나 몇달 만에 처음으로 오프라인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만남은 폭력으로 변했고 로열은 성폭행할 목적으로 브롱스 이스트체스트 지역의 한 아파트에 A씨를 감금했다.
로열은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말고는 A씨에게 핸드폰을 주지 않았다. A씨는 미국판 '배달의 민족'인 그럽허브(Grubhub)를 통해 한 식당에 음식을 주문했다.
맨해튼 북쪽 용커스에 있는 카페 치퍼 트럭(Chipper Truck) 직원들은 지난 22일 오전 5시 심상치 않은 메모가 적힌 배달 주문을 접수했다. 주문 내역은 샌드위치와 버거로 평범했지만 요청사항에는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과 함께 음식을 가지고 와달라"고 적혀있었다.
가게 사장인 베르메조는 "직원에게 요청사항대로 경찰에 신고하라고 지시했다"며 "어떤 위험도 감수할 수 없었다. (허위 신고로 경찰에) 미안한 것보다는 (고객이) 안전한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가게 사장의 빠른 판단은 용의자 체포로 이어졌다. 몇분 후 로열은 강간·불법 감금·협박·폭행 등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로열은 지난 15일 26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도 있었다.
베르메조는 "종종 이런 일이 있다고 들었지만 우리에게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경찰의 빠른 대응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A씨가 자신을 도와준 식당에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고 부연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그럽허브 측은 베르메조에게 연락해 치퍼 트럭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5000달러(약 651만 원)를 지급했다. 리사 베롯 그럽허브 홍보이사는 "간단하지만 특별한 행동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놀랐다"며 "그럽허브가 이 놀라운 이야기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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