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일까 실일까… 유통 명가의 M&A 성적표
[머니S리포트 - 유통업계 M&A 바람 ②] 지마켓 품은 이마트 '고전'… 지누스·미니스톱 인수한 현대百·롯데는?
한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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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유통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가 매물로 나왔고 유통공룡들은 굵직한 M&A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서고 있다.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유통업계의 M&A와 이를 기반으로 1위 자리를 굳히는 플랫폼까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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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맥도날드부터 버거킹까지… 버거 프랜차이즈 큰 장 섰다
②득일까 실일까… 유통 명가의 M&A 성적표
③몸집 키운 여행·패션 플랫폼, M&A로 1위 굳힌다
ⓛ맥도날드부터 버거킹까지… 버거 프랜차이즈 큰 장 섰다
②득일까 실일까… 유통 명가의 M&A 성적표
③몸집 키운 여행·패션 플랫폼, M&A로 1위 굳힌다
유통공룡인 신세계·현대·롯데가 1년 사이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은 창사 이래 최대규모 금액을 투자하며 각각 지마켓글로벌(옛 이베이 코리아)과 지누스를 품었다. 롯데지주도 미니스톱을 인수하며 편의점 1위 사업자인 CU와 GS25를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마트-지마켓글로벌, 승자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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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지마켓글로벌을 품은 지 1년째다. 이마트는 지난해 6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3조4400억원을 들여 지마켓글로벌 지분 80.1%를 인수했다.
높은 인수가격은 재무부담을 키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결기준 이마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조35억원, 영업이익은 34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 액은 18.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2.1% 감소했다.
영업이익 급감은 지분 인수 후 발생한 PPA(기업 인수가격 배분) 상각비 탓이다. 이마트가 인식한 PPA 상각비는 약 400억원이다. 이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44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마켓글로벌의 올해 1분기 GMV(총거래액)은 3조79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한 지점도 뼈아프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총 거래액 증가율(21%)에 못 미치는 수치다.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중장기 성장성과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면 이런 지표들의 단기적인 하락은 큰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 실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2분기 실적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등에 따르면 SSG닷컴 점유율(3%)을 포함한 지마켓글로벌의 시장점유율은 2위이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은 ▲1위 네이버(17%) ▲2위 이베이코리아(15%) ▲3위 쿠팡(13%) 순이다. 지마켓글로벌은 아직 지배적 사업자에 이르지 못해 시너지를 내기까지 외형 확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정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평가4실 수석연구원은 "이커머스는 치킨게임 상황이라 볼륨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멤버십·물류·마케팅·페이 등을 중심으로 한 PMI(인수합병 후 통합) 과정이 단시간에 해결될 상황은 아니며 중기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누스 인수한 현대百, 리빙 포트폴리오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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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의 인수합병은 리빙 분야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경영권 포함)를 7747억원에 인수했다. 지누스와 인도네시아 제3공장 설립과 재무구조 강화를 위해 1200억원 규모의 신주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현대백화점의 이번 행보는 기존 리빙 사업 부문인 현대리바트(가구·2012년 인수), 현대엘앤씨(건자재·2014년 계열사 편입)와의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백화점은 재무건전성이 좋은 회사다. 연간 현금 창출금액이 2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실적도 호조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은 5433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9.2% 늘어난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127억원으로 같은 기간 35.2% 증가했다. 최 수석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이 지누스를 인수하며 차입 부담이 많이 늘었지만 더현대 서울의 수익창출이 본격화하고 지누스의 영업현금창출력이 뒷받침된다면 2021년 말 수준의 재무안전성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현대백화점의 이커머스 사업도 덩달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대백화점은 롯데와 신세계처럼 이커머스에 뛰어들기보다는 한섬 등을 운영하며 개별 전문몰 전략을 추진해오고 있다"며 "더현대 서울 등 오프라인 공간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듯이 지누스 인수 후에도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국내 활동이 부진했던 지누스는 사업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누스는 2014년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에 입점해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 1위에 올라선 업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1238억원 중 87%(9831억원)는 미국에서 발생했다. 국내 매출 비중은 3%(310억원)에 그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망을 활용해 국내시장에서 기반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니스톱 품은 롯데지주, 시너지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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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는 올해 1월 한국미니스톱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격은 3133억6700만원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세븐일레븐은 12개 물류센터와 미니스톱의 2603개 점포를 확보했다.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는 1만3000여개다. 편의점 1위인 CU와 GS25와의 격차를 바짝 줄였다.
관건은 시너지다.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이 융합해 편의점업계의 식문화를 견인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리서치 매니저는 "소비자들의 한층 넓어진 편의점 활용도를 감안하면 미니스톱의 간편식, 즉석식품 등의 장점은 세븐일레븐이 선두 브랜드들과 점유율 간격을 좁히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세븐일레븐이 매년 지급하는 로얄티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코리아세븐은 1988년 설립 시점부터 현재까지 미국 세븐일레븐과 기술사용료 계약을 맺고 매출의 일부분을 지불한다. 계약상 코리아세븐이 미국 세븐 일레븐에 기술사용료 명목으로 지급하는 로열티는 순매출의 0.6%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미니스톱과 세븐일 레븐은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영업실적 개선에 기여하기까 지는 상당한 시간이 들 것"이라며 "매년 지불하는 로얄티는 아무래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의 점포가 많아질수록 매출과 이익은 커진다"며 "사업이 커지는 것이지 부담이 커진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덩치가 커지면 바잉파워가 커져 시장 장악력이 높아진다. 현재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당장 인수 효과를 내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간판을 쉽게 바꿔주는 점주도 있겠지만 아닌 분들도 있어 그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본부 규모만 커지는 게 아닌 가맹점주도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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