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사진제공=KT
구현모 KT 대표. /사진제공=KT


KT가 완벽한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로 거듭나기 위해 인공지능(AI), 로봇, 미디어 콘텐츠, 디지털 금융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KT는 새로운 비전을 바탕으로 도약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는 구현모 대표의 안목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구 대표는 회사의 '전략통'으로 불리며 그동안 그룹의 주요 기업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면서 통신뿐 아니라 금융, 미디어 등 KT그룹 전반에 걸쳐 이해도와 경험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08년 국내 최대 디지털 미디어랩 나스미디어, 2011년 BC카드의 인수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으며 지니뮤직의 전략적 주주 유치와 성장도 그의 역할이 컸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구 대표는 2020년 10월 통신기업 '텔코'(TELCO)에서 디지코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성장이 정체된 통신 시장에서의 경쟁 대신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Data)·클라우드(Cloud) 등 이른바 'ABC' 역량을 기반으로 플랫폼과 기업 간 거래(B2B)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지난 1월 17일 신한은행과 협력을 위해 4375억원의 지분을 상호 취득하는 내용을 발표하며 미래성장을 위한 디지털 전환(DX) 사업협력을 약속했다. 2020년 6월에는 현대로보틱스에 500억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고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HCN과 현대미디어를 품에 안았다. 지난해 9월에는 글로벌데이터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을 인수했다.

구현모 대표의 DIGICO 성장 전략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취임일인 2020년 3월 30일 종가 기준 KT 주가는 1만9700원이었으나 올해 5월 31일 3만7900원으로 상승했다. 취임 이후 2년 만에 주가는 2배 가까이 뛰어 올랐다. 시가총액도 9조원을 넘어 10조를 바라보고 있다. KT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3만8300원을 넘기면 2013년 6월 이후 시가총액 10조에 복귀한다.


주주친화적인 배당 정책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전년보다 22.7% 올리며 1350원으로 지급한 데 이어 3월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지난해 대비 41.5% 늘어난 주당 1910원으로 확정했다. 시가배당률은 5.9%, 배당금 총액은 약 4500억원 수준이다. KT는 3년 연속 배당금을 올리며 주주환원 경영을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 나서며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 KT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이 외에도 KT는 2021년에만 430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해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이 같은 KT의 자사주 매입 전략은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주가 부양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현모 대표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2에서 "기존 통신사업으로 기업과 그 가치가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 측면에서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 측면에서는 디지코 영역으로 운동장을 키워 지속적으로 KT 가치를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선언하며 앞으로의 가파른 성장을 예고했다.

☞프로필
▲1964년 출생 ▲서울대 산업공학과 학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과 석사, 경영공학박사(한국과학기술원) ▲(주)KT 연구원▲경영전략담당 상무 ▲사외채널본부장(상무) ▲T&C 운영총괄 전무▲비서실장(전무)▲경영지원총괄 부사장▲KT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