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한·KB·하나·우리, 잘키운 기업 해외진출 돕는다

[머니S리포트-다시 뛰는 신남방, 'K금융' DNA 심는다①] 해외서 옥석 찾는 국내 금융그룹, 스타트업 키우고 미래인재 육성

박슬기 기자VIEW 8,5742022.08.2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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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부터 증권사, 보험사 등 한국 금융사들이 베트남 금융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놓고 있다. 은행들은 현지 스타트업과 협업으로 예금과 이체,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디지털화 하고 있다. 증권사는 비대면으로 증권 계좌계설을 보험사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보험 가입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화를 이끄는 중이다. 금융사들은 베트남 현지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서 현지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신한·KB·하나·우리, 잘키운 기업 해외진출 돕는다

② 신한라이프·미래에셋·한화, 베트남 MZ세대 정조준

③ "베트남 주린이 잡아라" 증권사, 디지털 인프라 강화 속도

국내 금융그룹이 금융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이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해외벤처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유망 벤처기업을 겨냥한 투자는 물론 동남아 등 현지 스타트업을 육성하며 글로벌시장에서 한국 금융그룹의 위상을 높인다는 포부다.

해외 보폭 넓히는 신한·KB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신한금융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글로벌 투자 확대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글로벌 멤버십과 함께 해외 스타트업의 국내 진출 돕는 인바운드 멤버십 'B2K'(Bridge to Korea)를 운영 중이다. 신한금융의 스타트업 육성플랫폼인 '신한 스퀘어브릿지'는 혁신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발굴→성장→글로벌 진출' 선순환 구조가 하나의 공간에서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

이를 위해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다수의 글로벌 스타트업을 배출해 낸 각 지역 대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들인 스위스 시드스타즈(Seedstars)를 비롯해 독일 GEA, 미국 ERA 등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업무협약을 통한 해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도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16년 12월 베트남 호찌민에 '신한퓨처스랩 베트남'을 열었으며 2019년 9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2번째 해외 거점인 '신한 퓨처스랩 인도네시아'를 개소했다. 지난해부터는 글로벌 엑셀러레이터인 플러그앤플레이와 협력을 통해 미국·일본·싱가포르로 한국 스타트업의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일본의 스타트업 성장성에도 주목해 조만간 현지에도 신한 퓨처스랩 거점을 설립할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앞으로 신한퓨처스랩은 선도적으로 해외 거점을 확보하고 해외 비즈니스 니즈가 있는 퓨처스랩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글로벌 스타트업 발굴·투자에 나선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카드 등 주요 계열사들이 출자해 신한벤처투자가 펀드를 운용하는 구조다.

KB금융은 지난 2019년 주요 계열사들이 출자해 2200억원 규모의 'KB 글로벌 플랫폼 펀드'를 조성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글로벌 확장 기조에 발맞춰 2019년 5월 KB국민은행 등 주요 게열사들이 출자했다. KB인베스트먼트가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중 1320억원은 글로벌 스타트업에, 880억원은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외 스타트업 기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을 지원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과 같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결성된 이 펀드는 한국과 동남아, 인도의 중소형 벤처 기업과 스타트업에 투자되고 있다. 국내 주요 투자처에는 모바일앱 개발, 웹툰서비스 중심의 스타트업이다. 해외 투자처에는 동남아에선 차량 공유업체 '그랩', 인도에선 헬스케어 업체 '파미시', 핀테크 '루픽' 등이 있다. 특히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은 지난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21년 'KB스타터스'로 선정된 고미코퍼레이션은 동남아로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외 브랜드사와 제조사에 수출과 현지화 컨설팅, 현지 마케팅 서비스 등을 원스톱 솔루션으로 제공 중이며 진출 국가는 베트남, 태국, 칠레, 일본 등이다.

고미코퍼레이션은 국내 기업에 대한 동남아 독점 수출권과 유통권을 체결해 현지 오픈마켓 운영,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백화점, 대형 슈퍼마켓, 헬스앤뷰티 스토어 등에도 입점하며 빠르게 공급망을 확장하고 있다. 올 6월엔 한라홀딩스와 유통 물류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지난 5월에는 TS샴푸 동남아 진출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하나·우리
콘텐츠 플랫폼 기업 리디의 웹툰 '상수리나무 아래./사진=리디
콘텐츠 플랫폼 기업 리디의 웹툰 '상수리나무 아래./사진=리디
하나금융의 VC계열사인 하나벤처스도 해외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하나벤처스가 2019년 10월부터 2020년, 2021년 3회에 걸쳐 총 190억원을 투자한 '리디'는 투자금을 해외 진출 준비자금으로 사용했다. 리디는 전자책에서 시작해 웹소설 웹툰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회사다.

리디는 하나벤처스에서 받은 투자금을 활용해 글로벌 웹툰 플랫폼 '만타'를 미국에 출시, 전체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건수가 올 4월 기준 500만을 넘어선 바있다. 이러한 글로벌 진출 실적을 기반으로 리디는 1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와 산업은행,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엔베스터 등이 참여했으며 투자 유치 과정에서 리디는 1조6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에 등극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하나벤처스는 2020년 2월 100만달러를 타파스미디어에 투자하기도 했다. 타파스미디어는 2012년 웹툰 불모지였던 북미에 최초의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를 설립해 '미국 웹툰 시장의 개척자'로 불린다. 하나벤처스의 투자금으로 타파스미디어는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가속화했다. 지난해 7월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타파스미디어를 인수했다. 이로 인해 하나벤처스는 1년 5개월만에 약 10배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우리금융도 우리금융캐피탈이 운용할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신한금융과 KB금융에서 조성한 규모의 펀드 조성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4개국 486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우리금융도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우리금융은 동남아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 디노랩 베트남'을 개소했다. 우리금융은 핀테크 업체에 현지 사무공간과 인프라를 제공해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에이젠글로벌·인포플러스·엘핀 등에 이어 2020년에는 핀투비 등의 베트남 진출을 도왔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해외 스타트업 투자 중 동남아 시장이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데 현지화 전략과 파트너십 강화에서 얼마나 결실을 거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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