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학무 미래에셋벤처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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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새롭게 눈에 띄는 제품이 가상현실(VR)이다. VR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주긴 하지만 소비 관용성이 없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의 완화) 시대에 등장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완성도 보다 가격이 우선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고 산업계는 시장 확대를 위해서 더 낮은 가격에 최소의 품질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새로운 경험은 시장을 열어 갈 때 품질이 먼저 중시돼야 한다. 품질이 떨어진다면 그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 된다면 VR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1970년대 50만~100만원이던 VCR이 불티나게 팔렸던 것처럼 VR 기기도 100만~200만원에도 팔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30만원 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열을 올리지 않고 오히려 더 만족도 높은 제품 개발에 집중하면 된다는 말이다. VR에 있어서 더 높은 만족도는 영상의 높은 퀄리티, 낮은 무게, 지연 시간 축소가 핵심이다. 이를 만족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지만 확인하면 VR 시대가 곧 열릴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영상의 퀄리티는 높은 해상도를 의미한다. 지금 판매되는 제품 중에 최고 해상도가 400만 화소인데 이보다 최소 4배에서 8배 정도는 더 좋은 해상도를 지원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하고 있는 올레도스(OLEDoS)가 제공해 줄 수 있는 해상도이다. 영상 품질에 있어서는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현재 대중화된 VR 기기의 무게는 500g 정도다. 무게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120~130g까지는 줄여야 한다. 이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을 파나소닉의 자회사인 '시프트올'이라는 회사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CES 2022에서 250g 무게의 '메가네X'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여기에 리튬황 전지를 채택하고 연산 부담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면 120~130g까지도 도달할 가능성이 보인다. 지연속도 문제는 기지국 후단까지 5세대 이동통신(5G) 지원이 되는 5G 단독 모드(SA·Stand Alone 5G)가 보급되면 쉽게 해결되는 문제다. 기술적으로 준비는 돼 있다고 판단된다. 소비 관용성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VR 시대가 도래할 것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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