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청계광장]가상현실(VR),이제는 현실이 된다

이학무 미래에셋벤처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VIEW 5,5992022.08.31 07:00

글자크기

사진=이학무 미래에셋벤처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
사진=이학무 미래에셋벤처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시대를 여는 핵심으로 꼽힌다. 이는 1970~1980년대 영상 카세트 녹음기(VCR), 워크맨, 노트북 컴퓨터, 이동전화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제품은 당시로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렸다. 인플레이션 시대의 소비 관용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필수적인 제품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주는 제품의 가격이 크게 높아 보이지 않는 효과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새롭게 눈에 띄는 제품이 가상현실(VR)이다. VR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주긴 하지만 소비 관용성이 없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의 완화) 시대에 등장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완성도 보다 가격이 우선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고 산업계는 시장 확대를 위해서 더 낮은 가격에 최소의 품질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새로운 경험은 시장을 열어 갈 때 품질이 먼저 중시돼야 한다. 품질이 떨어진다면 그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 된다면 VR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1970년대 50만~100만원이던 VCR이 불티나게 팔렸던 것처럼 VR 기기도 100만~200만원에도 팔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30만원 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열을 올리지 않고 오히려 더 만족도 높은 제품 개발에 집중하면 된다는 말이다. VR에 있어서 더 높은 만족도는 영상의 높은 퀄리티, 낮은 무게, 지연 시간 축소가 핵심이다. 이를 만족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지만 확인하면 VR 시대가 곧 열릴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영상의 퀄리티는 높은 해상도를 의미한다. 지금 판매되는 제품 중에 최고 해상도가 400만 화소인데 이보다 최소 4배에서 8배 정도는 더 좋은 해상도를 지원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하고 있는 올레도스(OLEDoS)가 제공해 줄 수 있는 해상도이다. 영상 품질에 있어서는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현재 대중화된 VR 기기의 무게는 500g 정도다. 무게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120~130g까지는 줄여야 한다. 이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을 파나소닉의 자회사인 '시프트올'이라는 회사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CES 2022에서 250g 무게의 '메가네X'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여기에 리튬황 전지를 채택하고 연산 부담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면 120~130g까지도 도달할 가능성이 보인다. 지연속도 문제는 기지국 후단까지 5세대 이동통신(5G) 지원이 되는 5G 단독 모드(SA·Stand Alone 5G)가 보급되면 쉽게 해결되는 문제다. 기술적으로 준비는 돼 있다고 판단된다. 소비 관용성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VR 시대가 도래할 것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