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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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80원 선을 뚫으면서 전문가들은 곧 14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85원까지 치솟으면서 6거래일 연속으로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9년 4월1일(1392.0원) 이후 13년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3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몰려서다

여기에 원화와 연동하는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고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럽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유로화도 하락세를 보인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상 달러 인덱스인 미 달러화 지수는 지난 7일 기준 110.42로 전일대비 0.19%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평가하는 지수다. 달러인덱스가 오르면 그만큼 달러 가치가 상승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강달러 기조가 이어져 조만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연준의 FOMC 회의에서 강력한 매파 목소리가 지속된다면 강달러 지속과 함께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이상으로 추가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

이에 한국은행은 원화가 빠르게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지난 7일 긴급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앞으로 외환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시장 안정에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부총재는 이날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그동안 원/달러 환율은 주로 미 연준의 긴축 기대 강화와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빠르게 상승했다"며 "이러한 흐름은 주요 통화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최근 원화의 약세 속도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빠른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부총재는 "이번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회의 등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추석 연휴 기간 중 국제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응 태세를 공고히 해 달라"고 지시했다.

시장에선 유럽중앙은행(ECB)가 오는 7~8일(현지 시각)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어 다음달에도 비슷한 수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해 두 차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총 1.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ECB는 지난 7월 11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섰을 당시 빅스텝(한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아 현재 ECB 금리는 0.50%다.

한은은 오는 13일 오전 8시 이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휴 기간 중 국제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