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중미·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조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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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1일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ARM 인수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다음 달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께서 서울에 오시는데 아마 그때 (ARM 인수를)우선 제안을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ARM은 영국 최대 팹리스 업체다. 삼성전자·애플·퀄컴 등이 판매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기의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기술을 갖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모바일 기기의 약 95%가 ARM의 기술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RM은 현재 소프트뱅크가 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5%는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의 최대 주주로 유명한 세계 최대 벤처 투자 펀드인 비전펀드가 갖고 있다.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손 회장과의 회동을 공식적으로 언급한만큼 조만간 양측의 만남을 계기로 ARM 인수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ARM 예상 인수가는 50조~70조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지난 2분기 기준 125조원으로 독자적인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단독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1위,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가 ARM을 단독 인수를 추진할 경우 독과점 심사의 벽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추진했다가 세계 주요 규제당국이 독점 금지법을 이유로 승인을 내지 않으면서 무산된 사례가 있다.
이 때문에 ARM 인수를 검토하는 다른 기업들도 공동 인수 형태를 고려하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3월 "ARM M&A를 위해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RM은 특정한 누군가가 그 이익을 다 누린다면 인수하도록 (반도체) 생태계에서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도 "경쟁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고 팻 겔싱어 인텔 CEO도 컨소시엄 구성을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나 퀄컴, 인텔 등 경쟁업체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공동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ARM 인수를 검토 중인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은 모두 삼성전자 및 이 부회장과 접점이 있다"며 "다음달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의 회동 이후 ARM 인수 형태나 계획 등이 한층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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