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정책지원으로 캐피탈사 ABS 발행 확대해야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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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할부금리가 급등했다. 올해 들어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리 상단은 11%, 일부 캐피탈사의 경우 14%를 각각 초과한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심화, 수출 부진 여파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1%대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할부금리 급등은 경기 개선을 위한 내수진작 측면의 내구재 소비확대에 적신호로 인식된다.
자동차 할부금리 급등의 원인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회사채 금리 급등과 관련 있다. 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는 주로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등 시장성 수신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그런데 최근 채권시장 신용경색에 따른 신용스프레드(국고채 3년물과 여전채 3년물간 금리차) 급등은 여전사의 조달 비용 증가를 가져왔다.
최근 캐피탈채의 만기도래에 따른 차환발행과 발행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채권시장에서의 캐피탈채 매입은 부진한 편이다. 더욱이 채권시장에서 한국전력공사 등 우량채권의 대거 발행으로 인한 구축 효과, 증권사의 여전채 편입한도 제한 규제(2022년 14% 이하에서 2023년 10% 이하로 감소)로 캐피탈채의 가격급락이 초래됐다.
이로 인해 과거 회사채 대비 신용스프레드가 낮았던 여전채의 경우 최근 들어 신용스프레드가 비금융업권의 회사채 대비 약 1.6배나 높게 형성됐다. 이는 금융시장 혼란으로 가격변수 간 장기적 균형상태가 무너진 '오버슈팅' 현상으로 판단된다.
이로써 신용등급이 낮은 일부 캐피탈사의 경우 향후 유동성 위험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캐피탈사의 자금조달 여건 개선을 통해 조달비용 절감이 시급하다.
캐피탈사의 조달비용 절감은 최근 급등한 할부금리를 낮추는데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다. 조달비용 절감의 해법은 최근 캐피탈사가 대거 보유한 리스자산을 담보로 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발행이다. 통상 대출채권을 근거로 발행되는 ABS는 금리를 낮추고 발행 기간을 늘릴 수 있는 효과적 조달수단이다.
특히 캐피탈사는 장기렌터카 시장 확대를 계기로 렌탈자산을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다. 여전업 감독규정 제2조는 리스자산의 범위를 운용자산, 금융리스채권, 렌탈자산 등으로 폭넓게 규정한다.
하지만 캐피탈사의 경우 렌탈자산 대상 ABS 발행에 있어 렌탈자산 보유 제한규정이 존재한다. 여전업 감독규정상 렌탈업은 여전사의 부수업무로 규정돼 캐피탈사는 리스자산 잔액 범위 내에서 렌탈자산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금융업종이 자본력을 토대로 비금융업종으로의 확대를 경계한다는 취지다.
2021년 10월 발효된 ABS 위험보유규제의 존재도 캐피탈사의 ABS 발행을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는 자산보유자가 ABS 신용위험의 일부(5%)를 부담하는 규제다. 하지만 위험보유규제는 자산보유자의 비용을 늘려 ABS 발행의 유인을 낮추는 규제가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공유경제의 확산으로 리스업과 렌탈업 사이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최근 금융업의 비금융업에 대한 출자 규제를 완화하는 금융당국의 정책기조도 제시된 바 있다. 할부금융을 담당하는 캐피탈사의 자금조달을 지원함으로써 경기활성화에 기여할 내구재 소비를 유도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앞서 언급된 렌탈자산 보유 제한 규제, ABS 위험규제의 한시적 유예 또는 폐지가 검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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