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은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SSG닷컴의 물류센터 네오003. /사진제공=SSG닷컴
SSG닷컴은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SSG닷컴의 물류센터 네오003. /사진제공=SSG닷컴


◆기사 게재 순서
①컬리, 기업가치 절반으로 '뚝'… 코스피 상장 안갯속
②"올해는 상장해야 하는데"… 조급한 11번가
"시장 상황 예의주시"... 느긋한 SSG닷컴



쓱(SSG)닷컴은 기업공개(IPO)에 나선 경쟁 이커머스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데다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충족해서다.

2018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로부터 1조원을 투자받은 SSG닷컴은 2021년 총거래액(GMV) 5조1600억원 목표를 달성하며 투자자 풋옵션 조항을 충족시킨 상태다. 따라서 대내외 악재 속에서 무리하기보다는 시장 분위기를 살핀 후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한발 물러선 SSG닷컴 '관망모드'


IPO 시장 출격 준비가 끝난 SSG닷컴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은 인터넷 쇼핑 이미지로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IPO 시장 출격 준비가 끝난 SSG닷컴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은 인터넷 쇼핑 이미지로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신세계 통합몰 SSG닷컴은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상장 전 몸만들기에 집중하고 시장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렸다가 적절한 타이밍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SSG닷컴은 2021년 8월 상장을 공식화했다. 이어 그해 10월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뒤 상장을 준비해왔다.


SSG닷컴의 최대주주 이마트는 2018년 SSG닷컴 출범 당시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1조원의 투자금을 확보하면서 상장을 약속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2024년 4월30일까지 ▲2023년 총거래액 5조1600억원 이상 달성 ▲IPO위원회가 선정한 복수 IB의 IPO 가능 의견 제출을 이행의무조건으로 제시했다.

특히 재무적 투자자의 풋백옵션(위약매수청구권) 조항이 소멸하면서 시간을 벌게 됐다. 재무적 투자자들은 계약 당시 5년 내 상장 추진 조건으로 SSG닷컴이 총거래액 달성이나 IPO 가능 의견을 받는 데 실패할 경우 신세계와 이마트에 다시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 조건을 내걸었는데 SSG닷컴은 해당 조건을 모두 충족한 상태다.


SSG닷컴의 지난해 총거래액은 5조7174억원으로 풋옵션 조건인 5조1600억원을 넘어섰다. 더불어 IPO위원회가 선정한 두 곳의 IB로부터 기업공개 가능 의견을 받았다. 사실상 IPO 시장 출격 준비가 끝난 셈이다. 하지만 SSG닷컴은 상장을 서두르기보다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SSG닷컴이 상장을 서두르지 않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달라진 시장 분위기도 있다. 미국 긴축정책 등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상장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쪼그라들었다.

업계 안팎에선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만큼 SSG닷컴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상장을 준비할 것으로 보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상장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으나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풋옵션 행사 조건은 소멸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준비는 끝났다… 외형 확대 총력


SSG닷컴은 거래액 증대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사진제공=SSG닷컴
SSG닷컴은 거래액 증대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사진제공=SSG닷컴


상장을 앞두고 SSG닷컴의 전략은 외형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이 일반적으로 거래액에 따라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때문이다. 투자업계가 추정하는 SSG닷컴의 기업가치는 9조~10조원 수준이다.

시장에선 여전히 거래액 규모가 20조원이 넘는 네이버나 쿠팡 등 주요 주자들에 비해 시장 지배력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계청과 각사 등에 따르면 SSG닷컴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2.7%에 불과하다. 이커머스 경쟁사 네이버(16.2%)와 쿠팡(16.5%) 등과 비교하면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기업이 적자를 내는 상황에선 거래액을 늘리는 편이 기업가치 산정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SG닷컴은 거래액을 늘리면서 적자를 축소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SG닷컴 순매출은 4406억원, 영업적자는 2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고 영업적자는 151억원 축소됐다.

SSG닷컴은 외형을 키우기 위해 카테고리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그동안 SSG닷컴은 이마트와의 협력을 통해 신선식품 경쟁력을 쌓았다. 고객 확대를 위해 검색엔진, 배너광고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프로모션 활동을 펼치는 한편 다양한 형태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인터넷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SSG닷컴 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상장심사 제도 강화에 따라 IPO 추진 속도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2018년 이마트로부터 물적분할한 SSG닷컴이 '5년 이내 물적분할' 기준에 걸려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적분할 이후 5년 내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거래소가 모회사 일반주주에 대한 보호 노력을 심사하고 미흡한 경우 상장을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연내 상장을 추진한다면 금융당국의 '상장심사 강화'도 넘어야 할 장벽인 셈이다.

SSG닷컴은 2018년 이마트와 신세계 온라인사업부로부터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2%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