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여의도 대교' 재건축, 삼성·현대·DL 대형 시공사들 경쟁
48년 노후단지 여의도 대교 연내 조합설립
신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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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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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규제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던 시범, 한양, 공작 등 지은 지 40~50년 된 서울 여의도 노후단지들이 재건축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이들 단지와 함께 대교아파트도 추진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재건축 대열에 합류했다.
'35층 룰' 폐지 등으로 사업성에도 청신호가 켜진 만큼 대형건설업체들은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단지 곳곳마다 재건축 추진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면서 잔칫집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지난 2월24일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을 받았다. 1975년 지어져 입주 48년차를 맞은 대교는 총 576가구 규모의 단지로, 95~160㎡(이하 전용면적) 중·대형 가구 위주로 구성됐다.
추진위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을 활용,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재건축 정비계획안 입안을 위해 직접 재건축 밑그림이 되는 '주민기획안'을 작성한 뒤 서울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조합설립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율 75% 확보를 위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
추진위는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단계별 소요 기간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현재 추진위가 준비 중인 주민기획안에 따르면 대교아파트는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 현재 205%인 용적률을 600% 안팎으로 올려 최대 59층에 4개동 1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짓는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대형건설업체들 "기대감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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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7일 찾은 여의도 대교아파트. 한눈에 봐도 연식이 오래된 단지임을 알 수 있었다. 아파트 외벽은 페인트칠이 대부분 벗겨져 있었고 군데군데 갈라져 선이 그어진 곳도 있었다. 평일 오후임에도 단지 내에는 입주민들로 분주했다.
단지 내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10위권 대형건설업체들이 가로수에 걸어 놓은 '성공적인 재건축 사업을 기원합니다', '추진위원회 승인을 축하드립니다' 등 축하 현수막들이었다.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는 물론 포스코건설·GS건설·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업체들은 벌써부터 물밑 경쟁에 돌입했다. 입주민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아파트 입구부터 재활용을 버리는 곳의 가로수에까지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 A씨는 "빠른 속도로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대형업체들의 현수막을 보니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단지도 문제지만 상가들도 너무 오래됐다"며 "단지는 물론 상가도 허물어서 깨끗한 편의시설로 가득찼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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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아파트는 2017년 6월 재건축 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했지만 신탁 재건축을 놓고 주민 갈등이 깊어지면서 사업에 난항을 겪어왔다. 당초 인근 화랑·장미 아파트 등 소규모 단지들과 통합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단독 노선으로 방향을 틀었다. 추진위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 등 여러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통합 추진보다는 신속하게 단독 추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이 재건축 추진 최적기"
추진위는 사업에 최대한 속도를 내 연내 조합설립과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 짓고 2028년까지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최신 공법과 최적화된 동간 배치를 통해 대부분 세대에서 '파노라마 한강뷰'가 조망이 가능하도록 계획하고 있다.정희선 추진위 부위원장은 "여의도의 인근 다른 단지보다 시간은 다소 늦었지만 서울시와 영등포구청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과 소유주들의 높은 호응도에 힘입어 순조롭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시장이 다소 둔화된 지금이 오히려 사업 추진의 적기로 본다"며 "조합설립 이후에는 지난해 12월에 변경된 서울시 조례를 활용해 곧바로 시공사를 선정한 후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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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의도 내 노후 단지들은 오세훈 시장의 신통기획 추진으로 속속 재건축 청사진을 확정하고 있다. 1971년 준공돼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터줏대감인 시범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최고 65층, 2500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신통기획안을 마련했다.
1975년에 지어진 한양아파트도 지난 1월 신통기획안을 확정했다. 한양아파트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상향해 최고 54층, 1000가구 규모의 금융복합단지로 재탄생한다는 목표다. 용도 상향으로 용적률은 기존 300%에서 600%로 확대하고 공공기여는 40% 내외로 확정했다.
다만 여의도는 지난 2월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으나 아직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재건축 아파트 거래 활성화까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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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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