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청계광장] 완성된 시진핑 3기 체제, 어떻게 봐야 하나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국제지역연구센터장 외부기고가VIEW 1,9932023.03.23 06:00

글자크기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HK+국가전략사업단장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HK+국가전략사업단장
중국은 지난해 권력의 핵심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자파 일색의 시자쥔을 등용하면서 1인 천하를 구축했던 시진핑 체제를 본격 가동했다. 올해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 등 양회를 열어 예정된 행정부 인사 배치를 통해 시진핑 3기 지도부의 당·정·군 지도체제를 확정했다.

당 서열 1위 시진핑을 국가주석, 서열 2위 리창은 국무원 총리, 3위 자오러지는 국회의장격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당 서열 4위 왕후닝은 최고 국정자문기구인 정치협상회의 주석을 맡아 당이 곧 국가라는 '당국(黨國)체제'의 전형을 보여줬다.

하지만 중국 앞에 펼쳐진 대내외적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내부적으로는 지나친 봉쇄 제로 코로나 정책 추진으로 인한 경제 침체의 지속 및 지난해 3.0%에 그친 경제성장률과 민심이반이 고민이다. 대외적으로는 거세지는 미국의 대중 공세가 무역 갈등과 공급망 재편은 물론 '민주와 독재' 프레임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리창 총리의 정부업무보고는 경제 리오프닝에 걸맞지 않게 경제성장률을 5% 내외로 제시하고 시장이 기대한 부동산 등 경기 부양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중국 경제의 '중속 성장'이 현실화된 데다 시 주석이 추구하는 공동부유 등 비시장요소가 강조되면 시장 신뢰나 소비 신뢰 회복에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다.

중국 지도부도 상황의 급박성을 인지하고 있다. 시진핑은 3기 지도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의 근원이 일단은 경제 회복에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리오프닝의 기치와 정부주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를 내세우면서도 안정적 경제 운영에 초점을 맞춰 재정부장과 상무부장,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장도 유임시켰다. 과학기술 자립을 강조하며 과학기술자들을 전진 배치하고 국방 예산을 7.2%나 증액해 대미 항쟁 지속을 천명했다.

중국 시진핑 3기 지도부는 강력한 공산당 일원화 영도체제 구축과 시진핑 핵심 정치의 확립을 내세우고 있다. 한중관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경제 리오프닝 호재도 있지만 공급망 협의와 관련해 우리 반도체 산업에 대한 압박 강화와 미국 주도 공급망 재편에 한국 참여 저지, 한·미·일 3각 협력 확대에 대한 반대 등을 계속 발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배터리를 둘러싼 바이든 리스크에 노출된 한국으로서는 대중 관계 설정을 둘러싸고 또 시험대에 섰다. 미국에도 할 말은 해야 하지만 중국에게 미국 대중 압박 전략의 선봉장 같은 인상을 줄 필요는 없다. 미·중 모두에게 철저하게 실리적이어야 하는 이유다.





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