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나오지만 사실상 현대차그룹 모터쇼
[머니S리포트- 서울모빌리티쇼가 마주한 파고①] 아우디·폭스바겐·볼보·토요타 등 불참… 존치 여부 고민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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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 때 100만명의 관람객을 끌어 모았던 서울모빌리티쇼(舊 서울모터쇼)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완성차업체 전시 부스가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관람객의 열기가 뜨거웠던 과거와 달리 최근 참여 열기가 식으며 존치 여부에 대한 위기론까지 제기된다. 전기·수소로 대변되는 친환경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라는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서울모빌리티쇼는 '서울모터쇼' 명칭을 버리는 결단도 내렸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완성차업체는 등을 돌리고 관람객의 관심도 떨어진 서울모빌리티쇼가 과거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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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테슬라도 나오지만 사실상 현대차그룹 모터쇼
②모터에서 모빌리티로, 지향점은 '미래 이동성'
③코로나에 전 세계 모터쇼 위상 '흔들'
①테슬라도 나오지만 사실상 현대차그룹 모터쇼
②모터에서 모빌리티로, 지향점은 '미래 이동성'
③코로나에 전 세계 모터쇼 위상 '흔들'
"이렇게 할 바에야 부산국제모터쇼와 통합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2023서울모빌리티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제적인 주목도가 낮고 투자 대비 큰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발표할 신차가 있어도 꺼리게 된다고 설명한다.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하는 대신 자체 신차 발표 행사를 통해 선보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 3월31일~4월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모빌리티쇼에는 이 관계자의 말처럼 많은 업체들이 불참해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시장 규모, 2021년보다 2배 커졌다
서울모빌리티쇼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서울모빌리티쇼는 킨텍스 제1전시장 1~5홀에서 열린다. 총 전시규모는 5만3541㎡로 2021년 행사(2만6310㎡) 대비 2배 이상 커졌다.세계 10개국 160여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할 예정이지만 직전 행사와 비교해 약 60% 증가한 수준이다.
주요 참여기업은 현대자동차·기아, BMW, 메르세데스-벤츠, 쌍용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12개 완성차 브랜드다. 친환경차(8개사)와 이륜차(3개사) 등까지 포함하면 총 23개사가 나선다.
현대차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의 실물을 최초로 공개한다. 64.8kWh 배터리와 150kW 모터를 장착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은 1회 충전으로 41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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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첫 대형 전기 SUV 'EV9'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EV9은 EV6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전기기차 전용 플랫폼(E-GMP)이 적용된 두 번째 모델이다.
4년 만에 서울모빌리티쇼에 복귀한 쌍용차는 정통 전기 SUV 모델 토레스 EVX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4월 공식 출시를 앞둔 럭셔리 로드스터 SL의 7세대 완전 변경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AMG SL'의 라인업 2종 '더 뉴 메르세데스-AMG SL 63 4MATIC+', '더 뉴 메르세데스-AMG SL 63 4MATIC+ 퍼포먼스'를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BMW는 iX5 하이드로젠과 미니(MINI) 일렉트릭 레솔루트 에디션, R 18 100 Years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며 아시아 최초 공개 모델 1종을 포함해 총 24가지 모델을 전시한다.
올해 브랜드 출범 75주년을 맞은 포르쉐도 부스를 마련하고 아시아 최초로 콘셉트카 '비전 357'을 비롯해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등 총 15종의 라인업으로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전시장 내부 부스를 운영하지 않고 관람객 대상 QM6, XM3 등 시승 체험 행사만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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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졌지만 등 돌린 업체 속출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도 사상 처음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하지만 반쪽짜리 참가다. 테슬라는 별도 부스를 운영하며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지만 신작 공개는 없다. 테슬라는 기존에 출시됐던 모델3·모델Y 등 주력 모델만 전시한다.영국 이네오스 오토모티브는 정통 오프로더 '그레나디어'(Grenadier)를 공개하고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브랜드 알파모터는 세계 첫 데뷔 무대로 서울모빌리티쇼를 선택해 4인용 픽업트럭 '울프 플러스'와 '울프'를 선보인다.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는 이네오스와 알파모터 등 새 얼굴도 보이지만 사라진 얼굴도 상당하다. 쉐보레와 캐딜락, GMC 브랜드를 앞세운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은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도 불참한다.
수입차 브랜드인 GM 한국사업장은 국내에 생산공장을 갖춘 만큼 국내 완성차업체로 인식되지만 현대차·기아 등에 밀려 수익성에 애를 먹고 있어 행사 참가에 따른 외형을 키우기보다 자체 출시 행사를 통한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GM 한국사업장은 서울모빌리티쇼를 두 달여 앞둔 지난 2월 초 GMC 시에라를 자체 행사를 통해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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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와 폭스바겐, 볼보, 지프, 포드, 마세라티도 서울모빌리티쇼에 불참한다. 일본 완성차 브랜드인 토요타, 렉서스, 혼다도 서울모빌리티쇼를 외면했다.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세계 최초 공개를 의미하는 '월드프리미어' 제품군이 극히 드물다. 쌍용차의 전기 SUV 모델 토레스 EVX가 있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
업체들의 저조한 참가에 대해 행사 존치 여부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하는 만큼 서울모빌리티쇼의 고민은 갈수록 더 깊어질 전망이다.
정윤영 서울모빌리티쇼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참가 업체 수가 예전과 비교해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치가 감소했다기보다 업계에 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과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짚었다.
이어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고객 접점을 구축하는 업체들의 수도 달라질 것"이라며 "업계가 점점 확대되고 변화함에 따라 이 같은 기조에도 다른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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