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금가고 흔들려 직원도 퇴사" 대형건설업체 공사장 인근 분쟁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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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짓는 '현대지식산업센터 가산 퍼블릭' 공사 과정에서 인근 건물에 균열과 누수가 발생해 분쟁을 겪고 있다. 현대건설은 해당 건물과 공사의 연관성이 증명되지 않았으나 필요 시 보수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대지식산업센터 가산 퍼블릭은 지하 5층~지상 27층 3개동 연면적 약 25만㎡의 서울 최대 규모 지식산업센터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이 2020년 9월 착공해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7월 준공 예정이다.
해당 건설현장은 인근의 4층 건물 3면을 감싸는 형태로 조성된다. A화장품 본사 사옥이다. A사는 지난해 2월 건물 손상이 시작돼 4층 벽과 기둥에 미세한 균열이 발생한 데 이어 3개월 후 진동과 창문 뒤틀림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A사 관계자는 "현재 건물 기둥과 벽 전반에 금이 간 상태로 다수 직원들이 불안함을 이유로 퇴사까지 했다"며 "화장품업체 특성상 고가의 제조 기계들이 있어 누수 등 문제가 생기면 금전 손해도 발생한다"고 전했다.
A사는 오는 4월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공사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을 신청할 계획이다. A사는 최근 안전진단 전문기관에 건물 정밀안전진단을 위탁해, 지난 3월31일 D등급 판정을 받았다. D등급 건축물은 조건부 재건축 대상으로 정밀안전진단에서 특별한 하자가 발견되거나 지방자치단체의 별도 검토 요청이 없다면 곧바로 재건축을 진행할 수 있다.
A사는 현대건설 측에 건물 손상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건축 기간 동안 정상 영업을 진행하기 위해 대체 사무실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대건설은 해당 공사와 건물 균열 간의 연관성이 입증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착공 전 건물의 금간 부분 등을 사전 점검해 2020년 A사 동의를 받아 계측기도 설치했다"면서 "지속해서 안전 관리를 해오고 있었고 해당 건물이 1969년 준공돼 2017년 리모델링을 했으나 오래돼 노후화로 인한 균열과 진동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체 유지 차원에서 합의점을 도출하면 보수를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으나 A사 측이 답변하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법률 전문가들도 이와 유사한 의견을 냈다. 재건축 전문 B변호사는 "인근 건물이 지은 지 오래된 경우 건설업체 측이 시공 전 검사를 진행했을 확률이 높다"며 "A사가 소송을 제기하면 이전에 존재했던 균열과 이후 발생한 균열의 정도, 균열 증가와 현대건설 공사에 따른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건물 가치 하락분에 대해 배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근 공사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만으로 공사금지 가처분이 인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공사 진행으로 인해 A사 건물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금전만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한 손해가 발생했음이 입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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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