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으로 하반기 소주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의 한 식당 주류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 등이 채워져 있다. /사진=뉴스1
원가 상승으로 하반기 소주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의 한 식당 주류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 등이 채워져 있다. /사진=뉴스1


소주의 생산 원가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병에 이어 주정(精髓) 가격까지 오르면서 올 하반기 소주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주정판매는 지난달 소주의 원료인 주정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지난해 대한주정판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 가격 인상, 물류비 증가, 높은 환율 등의 이유로 주정 가격을 평균 7.8% 올렸다. 주정가는 2년 연속 오른 셈이다.

대한주정판매는 국내 주정 제조회사가 지분을 참여해 만든 주정 판매 전담 회사다. 국내 주정회사가 생산하는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고 있다. 소주 제조사는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소주를 만든다.


원가에 포함되는 병값 역시 오른 상황이다. 소주병을 제조하는 제병 업체들은 지난 2월부터 순차적으로 180원에서 220원으로 병값을 22.2% 인상했다.

올해 초 상반기 내 소주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측이 나오자 정부는 협조를 요청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소주 가격이 6000원 시대가 도래해 서민과 직장인들에게 심리적 압박이 되지 않겠느냐'는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물음에 "그렇게 생각한다"며 "물가 안정에 업계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소주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는 당분간 소주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2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소주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원가 상승으로 하반기까지 동결 기조가 유지될지 불투명하다.

문제는 소주 출고가를 100원 올리면 식당에서 판매하는 소주 가격이 1000원가량 인상된다는 점이다. 소주 원가에 주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해 출고가가 결정된 후 유통과정에서 물류비·인건비 등이 붙기 때문이다. 최근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되면서 외식물가 상승이 예측되는 가운데 소주 가격 역시 언제까지 동결할 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