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 추가 인상 못 한다 생각마라"… 3.75% 가능성 열어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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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3회 연속으로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은은 올 1월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지난달 금리를 인상한 호주연방준비은행의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도 (금리 인상을) 못할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마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장인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금통위원 6명 전원이 최종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열어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예상대로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 근원물가 속도를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 아니면 계속할지와 관련해 국내 외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서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다"고 전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올 2월과 4월에 이어 3차례 연속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로써 시장에선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인하시기를 저울질할 때가 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시장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반응하는 것이 조금 과도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 금통위원들도 같은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3.0%포인트 이상 올린 상태에서 올라간 금리가 물가와 경제에 어떤 영향 주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현 수준이 우리가 원하는 목표 수준 달성하는데 충분한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어떻게 금리를 결정할지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먼저 성급하게 결정하기보다 영향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다"며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 자체가 국제 금융시장, 환율 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금리를 조급하게 내릴 경우 금융 불안을 다시 촉발할 위험은 없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물가가 한은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기까지 금리 인하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이 총재의 판단이다.
특히 이 총재는 저성장 문제를 재정·통화정책 등 단기정책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나라가 망가지는 지름길"이라고 꼬집었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가) 이미 장기 저성장 구조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출산·고령화가 워낙 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것들을 구조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니 결국 재정, '돈 풀어서 해결하라', '금리 낮춰서 해결하라' 하면서 통화정책까지 부담이 온다"며 "재정·통화정책은 단기적으로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고 우리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잘 되느냐는 구조개혁, 이해당사자들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타협해 나갈지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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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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