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 되려면 연 50시간 교육 받아 역량 키운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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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행장 후보군으로 볼 수 있는 본부장급 인력이 지주와 은행에 총 70명 있습니다. 이들이 최소 연간 50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게 하고, 피드백을 통해 우수한 평가를 받은 이들이 조직의 역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설계, 보완할 예정입니다."
이정수 우리금융그룹 전략부문 상무는 3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26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고 신임 우리은행장 후보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내정했다. 우리은행이 지난 3월24일 후보군 선정 자취를 연 이후 64일간 진행한 '오디션'에서 선임된 인물이다.
우리은행은 기존 내부 논의 중심의 은행장 선정 과정을 벗어나 절차적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고 전문성이 보강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이번에 새로 도입했다.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객관적·다각적 역량 검증을 위해 외부 전문가와 내부 인사가 참여한 4단계 과정으로 구성됐다. ▲1단계 분야별 외부전문가 심층면접 실시 ▲2단계 평판조회 ▲3단계 업무역량 평가를 통해 숏 리스트 2명을 추려냈고 ▲4단계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은행장 후보를 확정하는 새로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실시한 것.
우선 1단계에선 은행장 직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과 자질 검증을 위한 4개 분야를 선정해 평가방법을 확정했다. ▲ 금융 환경 변화와 금융산업 이해 ▲은행 경영 및 성장 전략 ▲규제·리스크 관리·ESG 전략 ▲리더십 및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구분됐다.
이정수 상무는 "분야별 전문성과 사회적 명망을 갖춘 외부 평가단 4명을 구성해 4개 영역에서 평가를 실시했는데 1인당 4회(총 16회), 회당 2시간, 1인당 총 8시간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분야별 2시간 진행(1시간 코칭, 1시간 자유토론)된 평가에서 코칭(토론)과 연계해 후보자의 내재된 역량·성향을 판단할 수 있는 면접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장학퀴즈 처럼 단답형 질의응답 방식이 아니라 심도 있는 주제를 논의하고 연속된 질문 형태로 심층면접을 진행함으로써 후보자의 직무역량, 학습역량, 업무성향, 리더십 유형, 대처능력 등 다각적으로 검증했다는 게 이 상무의 설명이다.
이 상무는 "4명의 외부 전문가들의 심층 면접에서 주관적인 평가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저희가 총 4개 영역에 대해 250개가량의 샘플 질문지를 주기도 했다"며 "외부 전문가들의 평가가 중심이 돼야 하지만 어떤 질문의 편향성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하다 보니 외부전문가 심층 면접 준비기간만 2~3주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A라는 질문을 한 뒤 10~15분 뒤 'A-1'이라는 유사 질문을 하는 등 허위답변을 걸러낼 수 있는 인터뷰 질문 기법에 대해 상당한 고민을 했다"며 "처음 시도하는 외부 전문가 평가인데 외부 전문가들의 개인적 차이에서 후보들의 역량 평가가 왜곡된다든지 또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부분들을 좀 최소화하기 위해서 과학적인 측정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고 부연했다.
그 결과 은행장 후보에 대한 4명의 평가가 유사하고 일관성이 있었다는게 이 상무의 분석이다.
이어 평판조회에선 업무상 강점 커뮤니케이션 도덕적 이슈 및 약점 등 다양한 영역에서 검증에 들어갔다. 이 상무는 "평판조회 대상자를 발굴하고 인터뷰를 실시할 때 상사, 동료뿐만 아니라 부하까지 직급별로 인터뷰 대상을 분산했다"며 "다각적 분석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 상무는 "후보군과 관련해 알려지지 않은 이슈들을 갖고 있었는지, 업무를 함에 있어 소통을 하면서 어떤 약점이 있는지 등 내부 시스템 내에서 파악하지 못하는 질문을 계속 반복하게 해 1명당 유선 통화 시간이 길게는 50분에 걸릴 정도로 실제로 평판조회를 위한 통화를 굉장히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4월21일 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 4명은 우리금융지주 정기이사회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등 이사진에게 업무보고를 했다. 후보별로 1시간씩 소요됐으며 발표 20분, 질의응답 40분으로 이뤄졌다.
이 상무는 "현 담당업무 사업계획을 중심으로 주제를 선정해 현업 집중도를 제고했다"며 "사업계획과 주요 현안을 주 테마로 하고 자회사별 특성에 맞는 세부주제 2~3개 이상 선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상무는 "우리금융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리더십 육성 프로그램 토대를 마련해 내년에는 이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자추위 내부 논의만으로 은행장을 포함해 자회사 CEO를 선발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내재화하고 메뉴얼화해 어느 한 사람의 독단적인 판단이 아닌, 공정한 투명한 선발이 지속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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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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