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CEO초대석] 전영찬 피케이밸브 대표 "흑자 전환… 미래 준비도 착착"

극저온 액화수소용 밸브 개발 추진… ESG 경영까지 '정조준'

창원(경남)=김동욱 기자VIEW 4,8622023.08.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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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찬 피케이밸브앤엔지니어링(피케이밸브) 대표가 사업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전 대표 모습. /사진=김동욱 기자
전영찬 피케이밸브앤엔지니어링(피케이밸브) 대표가 사업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전 대표 모습. /사진=김동욱 기자
"원자재 가격 안정화와 고부가 상품 확대, 밸브메딕 사업 성과 등을 기반으로 올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최고의 생산성과 품질, 조선·원전 등 전방산업 업황 개선이 맞물려 올 하반기에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극저온 액화수소용 밸브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통해 회사의 지속 성장을 이끌겠습니다."

지난 7월27일 만난 전영찬 피케이밸브앤엔지니어링(피케이밸브) 대표의 포부다. 국내 1위 밸브 업체인 피케이밸브는 초저온 액화천연가스(LNG)용 버터플라이 밸브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 대표는 회사의 품질 관리 능력을 강화해 고객사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전방산업 트렌드를 읽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자 한다.

확대되는 LNG·원전 밸브 수요… 기민한 대응으로 준비 '착착'
피케이밸브가 받은 표창장 등을 소개하는 전 대표. /사진=김동욱 기자
피케이밸브가 받은 표창장 등을 소개하는 전 대표. /사진=김동욱 기자
1946년 설립된 피케이밸브는 산업용 밸브 사업을 영위한다. 정유·석유화학·조선·원전 등 밸브가 사용되는 대부분 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설립 초기 선박용 밸브를 주로 생산하다 후발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석유화학 및 발전 플랜트용 밸브로 영역을 넓혔다. 1985년 LNG용 밸브를 개발해 국내 LNG 플랜트에 밸브를 공급했으며 1988년에는 원자력용 밸브 국산화해 울진·고리·신고리 등 국내 원전에 주강밸브를 납품했다.

피케이밸브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흑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전방산업 트렌드를 읽고 대응한 전 대표의 안목 덕분이다. 전 대표는 조선업계의 잇따른 LNG 운반선 수주 가능성을 예상하고 초저온 LNG용 버터플라이 밸브 비중을 늘렸다. 전 대표가 취임한 2021년 피케이밸브 전체 매출액의 26%였던 초저온 LNG용 버터플라이 밸브 비중은 이듬해 31%로 확대됐다. 올해는 7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LNG 운반선 시장 확대로 인해 앞으로도 초저온 LNG용 버터플라이 밸브 매출 비중이 늘어날 것이란 게 전 대표 설명이다.

원전 밸브 사업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시기 원자력 기자재 업체들이 인원은 감축하고 사업을 축소했지만 피케이밸브는 원전 관련 인원을 줄이지 않았다. 사업 경쟁력을 유지한 덕분에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로 인한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전 대표는 "원자력 주기기·보조기기에 공급되는 고기능성 밸브는 회사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원전에 공급할 품목을 지속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원전 밸브가 전체 매출의 1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뛰어난 품질 관리로 고객사 신뢰 확보… 미래 먹거리 발굴까지
[CEO초대석] 전영찬 피케이밸브 대표 "흑자 전환… 미래 준비도 착착"
그는 피케이밸브 강점으로 철저한 납기 준수와 뛰어난 품질 관리 능력을 꼽았다. 자본재인 밸브는 제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거나 품질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고객사 피해가 발생한다. 전 대표는 납기 준수를 통해 고객사 사업 차질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집중하며 고객사들의 신뢰를 얻었다. 불량률 1% 미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품질 관리 투자를 늘리기도 했다. 피케이밸브가 국내 주요 정유 4사(SK에너지·S-OIL·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와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석유화학 4사(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배경이다.

전 대표는 "밸브에 문제가 생기면 공장 전체가 가동 중단될 위험이 있다"며 "고객사 피해를 막기 위해 품질 관리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밸브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AS서비스인 밸브메딕을 운영하는 것도 이 이유"라고 했다. 밸브메딕은 고객사 공장 밸브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보수·점검하는 인원이다. 단순 사후관리(AS)서비스를 넘어 현장에서 밸브 개발 의뢰를 받는 등 신규 고객사 확보 역할도 한다.

고객사 확보에 안주하지 않고 신규 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 국내 최초로 극저온(-253도 이하)에서 액화수소용 밸브 성능 검증을 마친 게 대표적 예다. 해당 밸브는 수소 운반 선박이나 저장 탱크에 쓰이는 밸브다. 수소 시대 본격화와 함께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지금껏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었으나 피케이밸브의 성능 검증으로 인해 국산화 가능성이 열렸다.

전 대표는 "이미 국내 대기업들은 액화수소 플랜트 건설을 시작했다"며 "소규모지만 밸브 견적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상용화를 대비해 이미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액화수소용 밸브 및 배관 요소들을 하나로 구성하는 유닛 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TX와의 시너지 창출… ESG 경영 확대 주력
전 대표는 회사 최대주주인 STX와의 협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STX는 2020년 10월 피케이밸브 주식 364만2640주를 매입, 지분을 37.4%까지 늘리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피케이밸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 STX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홍보활동 등을 통해 해외 고객사와의 교류를 이어갔다. 전 대표는 STX와의 정보 공유를 늘려 원자재 수급 불안정성에 대비할 계획이다. 초저온 액화수소용 밸브 개발 등 사업 확대를 바탕으로 STX 브랜드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등 양사 시너지 창출도 꾀한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폐주물사(주형틀을 만들 때 사용한 모래)를 재생·활용하기 위한 리사이클 기술 확보를 추진 중이다.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 활용도 늘리고 있다. 친환경이 글로벌 핵심 가치로 떠오른 만큼 ESG 경영 확대가 향후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 대표는 보고 있다. 그는 "ESG 경영을 기업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지속 추진할 방침"이라며 "전 임직원의 노력과 관심이 있다면 ESG를 통한 사업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피케이밸브를 100년 기업을 넘어 전 세계 모범이 되는 회사로 만들기 위한 초석을 놓겠다는 게 전 대표의 최종 목표다. 임직원이 행복하고 고객사도 만족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는 "피케이밸브를 일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기 위해 권위주의 타파, 내부 소통강화, 노사화합 등 조직문화 개선에 힘써왔다"며 "신제품·신기술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사업 경쟁력 확보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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