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프롭테크 업체 '직방'이 불평등의 정도를 정량화하는 '지니계수'를 주택 시장에 도입 전국 아파트 가격격차의 동향을 살펴본 결과 올해 전국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2020년 10월 이전 시기에 이어 다시 확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전국과 달리 서울 내 아파트 간 상대적 격차는 횡보 상태를 보였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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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프롭테크 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26.1포인트(p)로 집계됐다. 하락기 이후 저점을 기록한 지난 1월(118.4포인트)에 비해 약 6.5% 상승했으나 전고점이었던 2021년 11월 147.9포인트에 비하면 14.7% 낮은 수준이다.
전국 아파트의 상대적인 가격 격차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지난 8월 말 0.441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는 2020년 10월 0.462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2월 0.426포인트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 반등과 함께 격차 또한 다시 커졌다. 1개월의 시차는 있으나 거의 동시기에 가격지수와 지니계수가 반등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현재 전국 아파트 시장은 비싼 아파트의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며 전체적인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2020년 10월 이전은 가격이 상승하면서 아파트 간 격차도 커졌던 시기로 수도권이나 지방 주요 광역시에 위치한 상대적 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더 빠르게 올랐다.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1월까지는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인 격차는 줄어들어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수도권 고가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 간 격차를 메웠다.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2월 사이 1년여 동안은 가격이 하락하면서 격차도 줄었는데, 고금리에 대한 아파트 금융비용 증가로 인해 수도권 등 주요 지역에 소재한 상대적 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더 빨리 떨어졌던 시기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선 다시 고가의 아파트가 주도하는 가격 반등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전국 아파트 가격격차가 확대된 것은 지역별 아파트 가격 반등 속도가 다르게 나타난 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격차가 다시 커지기 시작한 지난해 12월의 시·도별 아파트 평균가격과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시도별 가격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결과 전국 평균(6.1%)보다 더 빠르게 가격이 상승한 곳은 세종(10.4%) 경기(8.3%) 서울(8.1%) 인천(6.3%)이었다. 그 중 서울·세종·경기의 아파트 평균가격(2022년 12월)은 전용 84㎡ 기준 각각 10억4000만원, 5억2000만원, 5억1000만원으로 전국 평균인 4억8000만원보다 높았다.
대전을 포함한 다른 대부분의 시도들은 아파트 평균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고 상승률도 낮았다. 전반적으로 인천과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곳이 상승률도 더 높았고 반대로 가격이 저렴한 곳은 상승률이 낮은 패턴을 보였다.
서울 내 아파트 간 가격격차 패턴은 전국 시장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가격지수의 흐름은 2021년 11월 141.5포인트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떨어졌고 올해 들어 반등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전국과 유사하다. 전국 아파트 가격의 상대적인 격차가 꾸준히 감소한 2021년부터 2022년 서울의 경우 오히려 격차가 커지는 경향을 드러냈다.
아파트 가격 하락기였던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지니계수는 0.299포인트에서 0.328포인트까지 올랐다. 지난해 시장 침체기 당시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금천과 도봉 등에서 하락세가 더 컸던 반면 강남·서초·용산과 같이 가격이 비싼 지역의 하락세는 상대적으로 약했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미약하게 격차가 줄어들고 있지만 과거의 변동폭에 비하면 횡보 수준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 반등은 특정 지역이나 가격대의 아파트가 주도한다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고르게 상승하고 있는 국면으로 분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올해 전국 아파트 시장은 서울·경기·세종 등 아파트 가격이 비싼 주요 지역들이 더 빠르게 상승하며 반등을 주도하고 있고 이로 인해 아파트 간의 상대적 격차가 커지고 있는 국면"이라며 "올 초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해제와 함께 특례보금자리론,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과 상반기동안 이어진 코픽스 금리(신규취급액 기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인해 지난해 침체기 동안 누적된 아파트 대기수요가 서울 등 수도권에 소재한 아파트로 더 많이 몰린 것"으로 설명했다.
과거 전국 아파트 간 격차의 흐름을 보면 2020년까지 아파트 가격의 상승과 함께 아파트 간 가격 격차도 꾸준히 확대됐으나 비교적 저가에 속하는 아파트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상대적 격차가 줄었다. 지난해에는 수도권 등 주요 지역에 소재한 고가 아파트 가격의 빠른 하락으로 인해 다시금 지방에 소재한 중저가 아파트와의 격차가 좁아졌다.
함 랩장은 "2010년대 중반의 과거에 비하면 2023년 현재 아파트 간 상대적인 가격 격차는 여전히 큰 편이며 다시 벌어지는 상황"이라며 "아파트 가격 격차가 확대될수록 자산 축적을 통한 주택 상향이동과 갈아타기가 더욱 어려워지므로 아파트 가격의 상승·하락뿐만 아니라 가격 격차의 동향 또한 공공에서 예의주시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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