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로 얼룩진 K-게임, 세계 시장 주도권 잡으려면
[머니S리포트-게임업계 IP 전쟁③] 한국형 '리니지라이크' 탈피하고 해외시장 노려야
이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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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게임업계에 지식재산권(IP) 전쟁이 발발했다. IP를 베끼거나 유출하는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법적인 부분을 넘어 양심의 문제라는 말이 나오는데도 이러한 행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게임업계 불황이 지속 되는 상황속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우수 IP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분쟁이 지속되면 게임업계의 성장 동력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표절을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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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 소송으로 몸살 앓는 게임업계… 저작권 분쟁 확산
② 이래도 되나… 근절되지 않는 'IP 베끼기' 게임업계 취약한 이유
③ 표절로 얼룩진 K-게임, 세계 시장 주도권 잡으려면
① 소송으로 몸살 앓는 게임업계… 저작권 분쟁 확산
② 이래도 되나… 근절되지 않는 'IP 베끼기' 게임업계 취약한 이유
③ 표절로 얼룩진 K-게임, 세계 시장 주도권 잡으려면
국내 게임 업계에서 지식재산권(IP)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형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인 '리니지'를 개발한 엔씨소프트(엔씨)가 비슷한 게임을 내놓은 회사들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선 소송이 계속되는 동안 게임 개발이 멈추면 글로벌 기업에 뒤처질 것이란 우려를 표한다. 국내 게임 기업들이 세계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면 참신한 IP를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 맞춤형 게임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니지라이크' 제치고 매출 2위 오른 '방치형'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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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원이 엔씨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M'과 웹젠의 'R2M'의 유사성을 인정한 판결을 내리면서 국내 게임업계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 리니지 등 인기 게임 IP의 수익모델(BM)을 따라 하는 행위를 벗어나 장르·플랫폼 다변화를 꾀해야 하는 적기라는 분석이다.
1990~2000년대 리니지가 성공을 거둔 이후 한국형 MMORPG의 기준이 되면서 이를 벤치마킹한 이른바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이 다수 출시됐다. 리니지라이크는 '리니지'와 '라이크'(-같은)의 합성어로 '페이투윈'(이기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게임) 요소와 극한의 이용자 간 대전(PvP) 등 리니지 시리즈의 특징을 참고해 유사하게 만든 게임들을 의미한다.
게임사들이 리니지라이크 게임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매출 기여도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 9월12일 기준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에서 1~10위 중 절반 이상이 리니지 라이크로 불리거나 리니지 IP를 활용한 게임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니지M이 매출 1위를 차지했고 ▲나이트크로우 ▲오딘: 발할라 라이징 ▲리니지W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가 각각 3위부터 6위를 기록했다.
반면 차세대 MMORPG 등 세계 시장에 견줄 만한 IP 개발은 제자리걸음이다.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기존 BM에 대한 국내 이용자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성장 한계가 오자 새로운 매출 모델의 필요성이 커졌다.
국내 시장에서 주류인 리니지라이크를 벗어나 비주류 게임 장르에 도전장을 낸 기업도 있다. 넷마블은 최근 자체 IP를 기반으로 한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출시 5일 만에 국내 양대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매출 1, 2위를 차지하면서 초반 흥행에 성공했단 평가를 받는다.
방치형 게임은 MMORPG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장르로 여겨져 왔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방치형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3%에 불과하다.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다수의 MMORPG 게임 사이에서 매출 2위를 달성한 것은 놀라운 성과다.
모바일에서 '콘솔'로… 북미·유럽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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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베끼기'에 급급했던 국내 게임업계가 답보 상태에 빠지자,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최근 규모가 커지고 있는 '콘솔' 게임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 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551억1400만 달러(약 73조1362억원)로 전 세계 게임시장의 25.1%를 차지한다. 2020~2023년 연평균 예상 성장률(CAGR)은 9.0%, 2023년엔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이 687억2300만달러(91조1954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콘솔 게임은 특히 북미·유럽 지역에서 강세다. 세계 콘솔게임 시장의 지역별 점유율은 2021년 기준 북미 40.5%, 유럽 37.7%에 이른다. 콘솔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서구권 시장 공략에 있어 콘솔 플랫폼을 제외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에서는 대작 콘솔게임을 개발하는 대형 게임사가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세계 최대 게임쇼인 '게임스컴 2022'에서 3관왕에 오른 'P의 거짓' 출시를 통해 북미·유럽 시장에서 흥행을 노린다. 지난 6월 PC로 출시돼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도 하반기 중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다.
최근 열린 '게임스컴 2023'에서 신규 게임 플레이 영상을 공개한 펄어비스의 글로벌 트리플A급 '붉은사막'도 대표적인 기대작이다. 리니지 IP의 주인인 엔씨도 PC·콘솔 차기작 '쓰론 앤 리버티'(TL) 출시를 통해 '탈 리니지' 전략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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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