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기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홍콩법인장 "글로벌 금융허브 홍콩, AI 투자 본격화"
[머니S리포트-차이나리스크 미풍일까 태풍일까③] "AI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정확한 투자 판단 기회 제공 가능"
홍콩(중국)=이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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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중국의 버팀목인 부동산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국내 금융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중 부동산 비중이 25%에 달하는 만큼 부동산 경기 사이클에 따라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국내 금융사의 중국 익스포저(대출 등 위험노출액)는 극히 일부에 그치는 상황이다. 홍콩의 IB(투자은행) 등 국내 금융사를 찾아 차이나 리스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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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 [르포] 중국 리스크에 커지는 불확실성… 韓 금융시장에 불똥 튈까
② [르포] "중국 얘기는 익명으로 해주세요" 눈치 보는 홍콩 금융인들
③ [인터뷰] 오기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홍콩법인장 "글로벌 금융허브 홍콩, 이미 AI 투자 본격화"
④ [인터뷰] 남광우 NH證 홍콩법인 재무이사 "싱가포르보단 여전히 홍콩, 대체불가능한 아시아 금융허브"
① [르포] 중국 리스크에 커지는 불확실성… 韓 금융시장에 불똥 튈까
② [르포] "중국 얘기는 익명으로 해주세요" 눈치 보는 홍콩 금융인들
③ [인터뷰] 오기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홍콩법인장 "글로벌 금융허브 홍콩, 이미 AI 투자 본격화"
④ [인터뷰] 남광우 NH證 홍콩법인 재무이사 "싱가포르보단 여전히 홍콩, 대체불가능한 아시아 금융허브"
"금융하는 사람들의 오랜 꿈 중에 하나가 금융 수출이잖아요. 선진화된 금융시스템을 자랑하는 유수의 글로벌IB(투자은행)를 상대로 인공지능(AI) 투자 솔루션을 수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홍콩에선 올 초 대형 글로벌 IB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IBM이 개발한 AI 컴퓨터 시스템 왓슨과 협업해 AI 금융투자 상품을 내놨다. 한국에서도 AI 모델을 활용한 투자 솔루션이 등장하는 가운데 한국의 토종 AI 금융투자 솔루션 기업인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Qraft Technologies, 이하 크래프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2016년 설립된 크래프트는 AI를 활용해 ETF(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고 독자적인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와 주문집행 시스템도 개발해 증권사와 금융사에 서비스한다. 지난해에는 쿠팡과 함께 소프트뱅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투자 유치 규모가 1700억원에 달한다.
지난 9월5일 홍콩 중완에 위치한 마천루 청콩센터에서 만난 오기석 크래프트 홍콩 법인장은 뱅가드에서 한국 비즈니스 대표로 근무했고 디렉시온,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10여 년간 ETF 관련 전문가로 근무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투자사를 중심으로 AI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본격적인 AI 기반의 금융 수출을 이뤄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허브 홍콩, 투자시장서 AI 역할 점차 확대 중"
현재 크래프트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시킨 AI ETF는 ▲QRFT ▲AMOM ▲HDIV ▲NVQ ▲AIDB등 5개다. 해당 ETF 모두 AI가 100% 무인 운용하고 있으며 상장 후 2년 동안 벤치마크지수(S&P500, S&P500 모멘텀 지수)를 20~30%포인트 이상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하며 동종 ETF 중에서 최고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세계 금융투자시장에서 AI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오 법인장의 생각이다. 홍콩만 봐도 이미 금융투자업계 내 AI 역할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는 "이미 글로벌 금융허브의 중심지 홍콩 헤지펀드의 경우 AI를 활용한 금융투자업무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기존에는 펀드매니저를 고용한 뒤 매니저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기본적인 데이터를 만들어주는 인력을 2~3명 더 뽑았지만 최근에는 이 인력을 1명, 심지어 아예 채용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인력들이 상당 부분 AI 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조사업체 비저블알파에서 출시한 자동화된 솔루션이 홍콩은 물론 싱가포르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되면서 금융투자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트의 AI 투자 기술 역시 고급 인력이 오랜 시간을 쏟아 도출했던 전략을 더 짧은 주기로 더 많이 생성하고 있다.
오 법인장은 "펀드매니저는 기존의 생각을 잘 바꾸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AI는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주저하지 않고 매수·매도를 한다"며 "투자 성향에 맞는 무궁무진한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고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정보 격차를 줄여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이나 증권사의 PB(프라이빗뱅커)는 주요 고액 자산가에만 집중하고 헤지펀드나 주요 기관은 먼저 취한 정보로 빠르게 움직인다"며 "AI가 보편화되면 금융지식이나 자산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도 더 빠른 투자 판단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및 글로벌 금융투자사 러브콜… AI 투자 솔루션 트랙레코드 다수 보유
크래프트는 한국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는다. 최근 프랑스 최대 은행그룹 BNP파리바와 AI 기반 금융 기술 협약을 체결했다. BNP파리바는 크래프트의 AI 투자 기술을 활용해 혁신 금융 상품·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BNP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고객에게 제공한다.오 법인장은 "BNP파리바는 자사 AI 모델이 있음에도 크래프트와 같이 작업을 해서 상품을 런칭한다"며 "AI 기반 금융상품이 출시 직전까지 왔다"고 말했다. 퀀트 영역에서 독보적인 강점을 보이는 BNP파리바에 크래프트 고유의 AI 기술을 제공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AI 투자 솔루션 업체들 중에서 실질적인 트랙레코드(실적)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소프트뱅크와 같이 서포트를 받는 회사는 거의 없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이외에도 대만 최대 OMS(Order Management System, 주문관리시스템) 기업인 KWAY(케이웨이)와 전략적 파트너십 및 AI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KWAY는 40년 가까이 대만과 중국 금융기관에 OMS 및 기타 금융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대만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 OMS 사업자다.
그렇다면 AI는 어떻게 자산을 운용할까? 대표적으로 지난 5월 미국 증시에 상장한 ETF인 AIDB는 AI가 세부적인 시장상황에 따라 현금 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 법인장은 "AIDB는 기본적으로는 S&P500에 계속 투자하는데 시장이 위험하면 S&P500을 팔고 현금자산을 늘린다"며 "5월에 상장해 줄 곳 주식 100%를 가져가다가 8월 첫째 주에 현금비중을 20% 가까이 늘렸고 9월 초 다시 현금 비중을 0%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출시된 것은 5월이지만 내부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은 5년 가까이 된다. 올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당시엔 현금자산 비중이 60~70%까지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증시 전망에 대해선 "개인적으론 시장이 좀 변동성은 보이겠지만 올해 상반기에 있었던 SVB 파산 정도 수준의 충격은 아닐 것으로 보이고 차이나 리스크 사태는 차츰 소강돼 회복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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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중국)=이지운 기자
머니S 증권팀 이지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