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의 자식, 자퇴하라" 페트병 사건 가해 학부모 자녀 대학에 대자보
박슬기 기자
11,128
공유하기
|
경기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 재직하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려 극단 선택으로 숨진 고 이영승 교사 사건과 관련해 분노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악성민원을 이어간 학부모에 대한 신상이 빠르게 퍼진데다 고 이영승 교사의 옛 제자이자 가해 학부모의 자녀가 다니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학교에도 '자퇴하라'는 대자보가 등장했다.
지난 22일 해당 학생의 어머니 A씨가 근무하는 서울의 한 지역농협 입구에는 3개의 근조화환이 줄지어 서있었다. 근조화환에는 '선생님 돈 뜯고 죽인 살인자', '30년 주거래 은행을 바꾸려 합니다' 등의 글이 적혔다.
해당 지역농협 측은 부지점장으로 근무 중인 A씨를 대기발령하고 직권 정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민원이 빗발치자 지역농협 측은 홈페이지에 사과문까지 올렸다.
지역농협은 "돌아가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 당사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본 사항에 대해 절차에 의거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며 "임직원들이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직원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고인의 가족, 동료 선생님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A씨의 아들 B씨가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대학교 앞에도 항의문을 담은 대자보가 걸렸다.
이 항의문에는 B씨를 향해 "학교에 먹칠하지 말고 자퇴하라", "악녀의 자식이 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자퇴하길 바란다" 등 비난이 담겼다.
앞서 2년 전 극단 선택으로 숨진 고 이영승 교사가 부임 첫해였던 2016년 자신의 6학년 학생이었던 A씨의 자녀가 수업시간 페트병을 자르다 커터칼에 손이 베였다.
이 사고로 학부모 A씨 측은 이영승 교사에게 민원을 제기했으며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번에 걸쳐 보상금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계속 보상을 요구했고 학교는 이영승 교사에게 책임을 떠넘긴 결과 이영승 교사는 휴직하고 군 복무를 하던 중에도 A씨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3년이 지나 해당 학생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2019년 12월31일 A씨는 '2차 수술 예정'이라며 이영승 교사에게 재차 연락해 보상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영승 교사는 자신의 사비로 매월 50만원씩 8회에 걸쳐 총 400만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학부모에게 건네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교육청은 A씨를 비롯해 이영승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의혹이 제기된 학부모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박슬기 기자
생활에 꼭 필요한 금융지식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