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동안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돌봤던 '푸른눈의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왼쪽) 수녀가 지난 29일 심장마비로 선종했다. /사진=고흥군(뉴스1)
40여년 동안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돌봤던 '푸른눈의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왼쪽) 수녀가 지난 29일 심장마비로 선종했다. /사진=고흥군(뉴스1)


마가렛 피사렉 수녀가 88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그는 소록도에서 한센인 환자들을 위해 40여년 동안 봉사하며 '푸른 눈의 소록도 천사'로 불렸다.


30일 전남 고흥군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쯤 마가렛 피사렉 수녀가 심장마비로 선종했다.

폴란드 출생인 마가렛 피사렉 수녀는 마리안느 스퇴거와 함께 1960년대 오스트리아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소록도에 자원해 2005년까지 40여년 동안 봉사했다.


이들은 한센인들에게 단순히 간호사가 아니라 따뜻한 이웃이자 엄마, 천사로 불렸다.

이들은 지난 2005년 11월21일 건강이 악화되자 '더 이상 환자를 돌볼 수 없게 됐다'는 편지를 남기고 조용히 소록도를 떠나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다.


정부는 마가렛과 마리안느 수녀에게 1972년 국민훈장, 1983년 대통령표창,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여하며 한센인들의 간호와 복지 향상에 헌신한 그의 공을 기렸다.

국립소록도병원은 두 수녀가 살던 집을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의 집'으로 명명했다. 고흥군은 질병과 인종을 뛰어넘는 숭고한 인류애를 계승하기 위해 2021년 '마리안느·마가렛 봉사대상'도 제정했다.


생전 고인의 뜻을 받들어 시신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의대에 기증된다. 장례 절차 등은 추후 가족들이 논의 뒤 결정하기로 했다.

고흥군은 이날 애도문을 발표하고 장례 일정과 절차가 결정되면 비문과 조화, 빈소 등 장례 비용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