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낙천 KB헬스케어 대표는 초개인화 세상에 대비해 다른 헬스케어업체들과 차별화 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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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접견실에서 만난 최낙천 KB헬스케어 대표(51·사진)는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언급하며 말문을 열었다. 최 대표는 2020년 KB손해보험에 입사해 디지털 전략본부에서 근무하며 1년 동안 KB헬스케어 설립을 주도한 장본인이다.
헬스케어 산업에 남다른 애착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최 대표와 헬스케어의 인연은 2009년 미국 헬스케어 정부부처 HHS(Health and Human Service)에서 시작됐다.
1998년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와 2003년 전북대학교 수학과 석사를 졸업 한후 2004년부터 2년여 동안 보스턴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 중 학부 경제학 강사로 활동한 최 대표는 HHS산하 AHRQ(Agency for Healthcare Research and Quality)에서 헬스케어 연구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강사활동을 활발하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력과 건강관리에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며 헬스케어 산업에 입문했던 당시 기억을 회상했다.
KB손해보험에 입사한 것은 3년 전인 2020년이다. 당시 KB손보는 개인의 건강과 안전에 기반을 두는 헬스케어 산업이 보험업과 연관성이 깊다고 판단해 신사업으로 헬스케어를 추진하기로 하고 삼성화재 신사업 추진파트 수석, 헬스케어추진파트장 등을 거친 최 대표를 영입했다. 최 대표의 헬스케어 분야에서 근무 경력과 신사업 추진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KB손보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시작한 그는 2021년 KB헬스케어 설립과 동시에 초대 수장으로 선임됐다. 최 대표는 "기업 CEO(최고경영자)로 근무하며 헬스케어 업계를 선도해 가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했다"며 "주도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KB헬스케어 오케어,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KB손보 헬스케어 자회사인 KB헬스케어는 건강검진과 일상 건강 정보, 유전자 검사 등 데이터 분석에 기반 해 고객 개인에게 맞춤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다양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대표적인 플랫폼이 '오케어'다.
2021년 KB헬스케어 출범과 동시에 내놓은 건강관리 플랫폼인 '오케어'는 최 대표가 12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담은 야심작이다. 오케어는 이용자의 최대 10년치 건강검진 결과 데이터를 연동해 현재 건강 상태를 0~1000점의 점수 체계로 보여준다. 이후 산출한 점수를 동일성별, 연령대 평균 점수와 비교해주고 10년간의 검진항목 추이 비교표 제공으로 건강의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 건강 점수를 예측하고 점수를 높이기 위한 관리 방안을 제안한다. 오케어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 또한 다양한 이용자 유형에 맞는 건강관리가 가능하도록 세분화했다.
건강관리의 범주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나눠 운동 프로그램, 심리 검사, 상담, 간병인 매칭 등 각 부문에 특화된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용자의 건강관리 목표도 각 부문이 균형 있게 양호한 상태가 되도록 설계했다.
다양한 서비스 중에서도 가장 사용률이 높은 서비스는 건강관리 습관 형성 프로그램 '루틴'이다. 지난해 KB헬스케어 창립 1주년을 맞아 진행한 오케어 사용성 조사에서 응답자의 70.5%가 해당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오케어의 루틴 서비스는 오케어 내 타 서비스와 연계해 건강관리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질환 보유 여부에 따라 개인화된 루틴 항목을 설정할 수 있다.
특히 오케어는 건강 검진 예약, 조회 서비스와 회원 전용 복지몰을 지원하기 때문에 기존 복지 서비스를 대체하기도 용이하고 기업 역시 여러 복지 관련 서비스를 통합해 관리 자원을 효율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은 분위기다.
이 같은 장점이 입소문 나자 가입자들이 빠르게 늘기 시작해 출범 당시 약 2만명이던 오케어 이용자 수는 올해 9월 기준으로 4만여명까지 2배 이상 증가했다.
최 대표는 "건강, 자산관리라는 개념을 정립해 금융 자산 관리 60년 경험을 지닌 KB만의 노하우를 담은 서비스로 차별화한 전략이 통했다"며 "양질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연결하고 고객의 소리를 다시 서비스에 적용시켜 시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협력사들과 상생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도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최 대표의 야심작인 오케어는 건강관리플랫폼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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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지속적으로 가입자를 늘리고 실적도 개선하기 위해선 이용자들의 참여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오케어 내 참여형 콘텐츠 제공과 이용자 사이의 의사소통 요소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용자가 직접 체험하며 정보를 습득하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서로 소통하는 채널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루틴 공유 기능을 개편해 건강관리 목표 달성을 서로 응원하고 다른 이용자의 기록을 보며 스스로 동기 부여할 수 있는 메뉴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대한민국이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헬스케어 산업도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헬스케어 산업은 차후 5년 동안 15%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건강관리를 즐기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유행을 넘어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흐름을 만들기 위해 KB헬스케어는 앞으로도 오케어를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꾸준히 제공할 것"이라며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즐거운 건강관리 문화 확산에 주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고객이 만족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영입한 우수 인재들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현재 KB헬스케어 직원 수는 57명으로 출범 당시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최 대표는 "헬스케어 산업에 특화된 인력들도 있지만 여행, 숙박, 뷰티, 무역, 커머스, 전자 등 다양한 직군의 경험을 가진 인력들이 같이 협업하고 있다"며 "아이디어 회의나 중요사안을 놓고 토의를 했을 때 다양한 관점의 의견들이 나오는 점은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한 신사업의 특성상 많은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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