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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S 부문은 올 3분기 영업손실 3조7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2분기 영업손실(각각 4조5800억원, 4조3600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줄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일부 판가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3조4023억원(1분기) ▲2조8821억원(2분기) ▲1조7920억원(3분기) 등으로 영업손실을 축소했다.
적자가 지속된 상황에도 양사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되자 메모리반도체 업황 반등이 본격화됐다는 기대감이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업황 저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 됐다"고 언급했고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를 저점으로 경영실적이 지속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증권가도 '삼성의 영향력'(삼성증권) '한겨울에 부는 메모리 훈풍'(하나증권·이상 삼성전자 리포트), '상승 사이클 진입'(이하 SK하이닉스 리포트·KB증권) 'DRAM 시장에서의 업계 초격차 유지'(BNK투자증권) 등의 제목으로 리포트를 쏟아내며 매수 의견을 냈다.
삼성전자 DS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적자가 준 것은 긍정적이지만 기쁨에 젖어 들기는 아직 이르다. 지금 상황은 아직 불황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올 4분기에도 각각 2조원대, 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예상대로 실적이 나온다면 양사는 2023년 내내 분기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DS 부문과 SK하이닉스가 연간 각각 23조8200억원, 6조8094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래에 급변할 수 있는 경영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올해 실적 악화 원인이 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과 같은 경영환경 변화가 재발할 수 있어서다. 최근 글로벌 정세는 미·중 갈등이 이어지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같은 불안정성도 증폭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의 금리는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핵심은 기술 개발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다.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기술력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 마이크론이 최근 차세대 HBM인 HBM3E(5세대) 양산 계획을 밝힌 점을 감안, 향후 HBM 시장 경쟁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장을 선점한 국내 업체들은 차세대 제품 개발을 통해 업계 영향력을 유지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3E까지 양산 계획을 세웠고 6세대인 HBM4 생산도 계획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메모리반도체로 편중된 사업을 시스템반도체로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 규모가 2배 이상인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한국 반도체 기업 실적이 메모리반도체 시황에 휘청이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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