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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S] 알레르기 기침에 쓴 2세대 항히스타민제… 효과는 無

지용준 기자VIEW 1,0372023.11.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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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한 기침을 치료할 떄 사용한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위약과 비교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한 기침을 치료할 떄 사용한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위약과 비교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 기침이 지속될 때 사용한 비염 치료제인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기침 치료에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이 진행한 위약대조 임상시험 연구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한 만성 기침 치료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19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동원 송우정·이지향 알레르기내과 교수팀은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 만성 기침 환자 49명을 2세대 항히스타민제 혹은 위약 복용 두 집단으로 나눠 2주 동안 치료 후 약 효과를 분석한 결과 기침 증상이 두 집단 모두 완화됐지만 호전 정도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유럽호흡기학회 온라인 학술지인 '유럽호흡기저널 오픈 리서치(ERJ Open Research, IF=4.6)'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2021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알레르기 비염으로 3주 이상 기침이 지속돼 병원을 방문한 환자 중 49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25명에게는 2주 동안 항히스타민제를, 24명에게는 위약을 복용시켰다.

기침과 관련된 삶의 질에 대한 질문에 환자가 응답하는 레스터 기침 설문(LCQ)을 치료 전후로 실시한 결과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2주 후 설문 점수가 평균 12.49점에서 15.94점으로 3.45점 높아졌으며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12.77점에서 15.81점으로 3.04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집단 모두 기침 관련 삶의 질이 상승한 정도가 거의 비슷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레스터 기침 설문 점수가 5점 이상 크게 상승한 환자 비율도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36%, 위약 복용 집단은 32%였다. 증상의 정도를 환자 스스로 100mm 가로선에 표시하는 시각아날로그척도(VAS)를 활용해 기침, 목 이물감의 중증도를 측정한 결과 두 집단 모두 호전됐지만 호전 정도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의 경우 기침 중증도 시각아날로그척도 점수가 평균 31점 낮아졌으며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25점 낮아졌다. 목 이물감 시각아날로그척도 점수도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평균 28점 낮아졌는데,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27점 낮아졌다.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 기침을 일으키는 기전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한 만성 기침 치료에 항히스타민제 등 비염 치료제가 사용돼 왔다.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 기침을 일으킬 수 있다고 흔히 알려져 있다. 실제로 비염은 물론 기침까지 호전되는 경우가 경험적으로 많았다.

비염 치료제 중에서도 기존 항히스타민제가 갖고 있던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없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물로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내약성이 우수해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한 만성 기침 환자에게 흔히 처방된다. 하지만 2세대 항히스타민제의 기침 완화 효과에 대해서는 적절한 위약대조 임상시험이 없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었다.

송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만성 기침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 문제인데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흔히 처방되고 있었다"면서,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알레르기 비염의 표준 치료제인 것은 변함이 없지만, 만성 기침 조절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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