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상무(37·왼쪽)가 전무로 승진하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으로 배치됐다. 다음 날인 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장(34)은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와 SK 오너 3세가 바이오 계열사의 전면에 나선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아 롯데그룹 미래성장의 핵심인 바이오 사업에 직접 참여한다. 최 본부장은 사업개발본부 산하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자팀이 편성되면서 SK바이오팜의 차세대 신성장동력을 발굴한다.

신 전무와 최 본부장은 그룹 내 초고속 승진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신 전무의 승진은 지난해 상무 승진 후 1년 만이다.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한 신 전무는 지난해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상무보로 합류한 뒤 8월 일본 롯데파이낸셜 최대 주주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공동대표로 선임된 데 이어 지난해 12월 상무로 승진해 경영 일선에 나섰다.


최 본부장은 SK그룹 최연소 임원에 올랐다. 2017년 SK바이오팜에 합류한 그는 2019년 휴직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2021년 7월 복직해 지난 1월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 팀장으로 승진했다.

해외파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은 전문 영역에서 차이를 보인다.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은 신 전무는 네트워크를 활용한 '경영'에, 바이오 전공을 한 최 본부장은 '전문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의 성공… 그룹 미래 여는 롯데·SK

오너 3세가 바이오에 전진 배치된 것은 그룹 전체의 미래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찌감치 CMO(위탁생산)를 통해 바이오에 뛰어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력 11년 만인 지난해 매출 3조13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의 성공을 본 롯데와 SK는 바이오 사업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0월4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송도 바이오 플랜트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총 30억달러가 투입되는 바이오 플랜트 건설에는 2030년까지 총 36만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3곳이 들어선다.


SK바이오팜은 차세대 신약 개발 분야인 ▲표적단백질 분해(TPD) 기술 ▲방사성 의약품(RPT)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등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 인수한 미국 바이오텍 프로테오반트의 TPD 연구개발 역량을 확보했다. 프로테오반트는 현재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CGT 분야에선 SK바이오팜이 CGT를 개발하면 SK의 자회사 SK팜테코가 인수한 미국 CGT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CBM을 통해 해당 CGT를 생산하는 식으로 협력이 이뤄질 전망이다.

오너 3세들이 성장 과정에서 형성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이들이 바이오 계열사에 전진 배치된 배경으로 꼽힌다. 신 전무는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MBA를 취득했다. 2014부터 2020년까지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하면서 글로벌 투자 경험과 인맥을 쌓았다.

최 본부장은 바이오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중국 베이징 국제고를 나온 그는 미국 시카고대(생물학 학사)를 졸업하고 시카고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과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등을 거친 인재다. 최근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공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