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상차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예전 외교통상부 장관 시절 즐겨 찾던 음식점’이라는 설명에 호기심이 발동한다. 대체 얼마나 으리으리한 곳이길래? 그러나 막상 찾아가 본 그이 단골집은 예상 외로 소박했다.



경찰청의 높은 건물을 끼고 돌아들어가는 좁은 골목길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 낮은 담벼락의 한옥집 한채. 살짝 열려 있는 한옥의 육중한 대문이 ‘누구라도 환영한다’는 주인양반의 마음을 표하는 것 같아 정겹다. 끼이익~. 대문 여는 소리마저 푸근한 한정식 전문점 ‘가원’이다.



부담 없는 가격에 푸짐한 식사. 내 집처럼 편안하게 시끌벅적 떠들며 놀 수 있으면서도 다른 이들의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는 오붓한 공간. 회식 장소를 물색하는 데 이만한 조건이 또 있을까. 그래서 가원은 회사 직원들과 마음을 터놓는 모처럼의 회식 자리에 참 잘 어울리는 곳이다.



한옥집을 개조한 식당은 방마다 따로 독립 공간이 마련 돼 있어 다른 이들의 시선에 방해받지 않고 회식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여닫이문으로 공간 넓이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으니 20~30명의 많은 식구들도 한 방에 모여 앉아 그간의 속 얘기를 터놓기에 좋다.



내 집 안방에 둘러앉은 것 같은 식당 분위기만큼이나 푸근한 것은 이 집 주인양반의 마음씀씀이다.



정갈한 상차림
한정식 전문점인 가원의 메뉴는 코스 요리로 구성돼 있다. 한정식 코스 요리라고 하면 으레 ‘비싸다’는 생각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가원의 코스 요리는 1인당 2만원인 A코스에서부터 E코스 5만원까지 준비 돼 있다.



물론 코스 종류에 따라 음식이 1~2가지 정도 차이가 나긴 하지만 A코스 역시 탕, 볶음 등 10여가지의 다양한 메뉴로 구성 돼 있어 회식 메뉴로는 손색이 없다. B코스부터는 코스 요리에 삼합 등이 포함돼있어 나이 지긋한 분들이 특히 좋아하는 메뉴. 삼합 외에 탕과 볶음 조기 등 생선요리가 다양하게 포함된 B코스의 가격은 2만5000원이다.



그러나 손님들의 기호에 따라 음식은 변동 가능하니 사실 코스마다 따로 구별 짓기는 어렵다는 게 주인아저씨의 설명. 게다가 넉넉한 인심에 코스에 없는 음식도 손님의 요청에 따라 추가비용 없이 넉넉하게 서비스(?) 받을 수 있다. 또 떨어진 음식은 달라는 대로 접시에 꾹꾹 눌러 다시금 가득 채워 준다. 그러니 이곳 음식을 맛있게 하는 건 음식 맛보다 '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한상 가득 푸짐하게 차려진 이 곳 음식은 정갈하다. 집 음식처럼 평범해 보이지만 자연 재료로만 조리된 음식은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깔끔한 맛이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술 한잔과 함께 안주 삼기엔 모자람이 없다. 음식 종류 또한 야채부터 생선, 고기까지 다양하니 각자의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위치: 경복궁역 7번 출구로 나와 서울경찰청 정문 오른쪽 골목길 입구

영업시간: 11:00~13:00/18:00~

연락처:02)732-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