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대치동 등 이른바 강남학군의 교육법은 어떻게 다른가.

영어 전문 과외 경력 5년차의 이빛나(34세. 가명) 씨로부터 대한민국 상위 2%를 상대로 한 자녀교육시장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강남 일대에서 영어 전문 과외교사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씨의 연봉은 어림잡아 1억원. 이씨에게 수업받기 위해 6개월 이상 예약대기하는 것은 기본이다.

- 요즘 과외비 현황에 대해 귀띔해 준다면?

▶대치동의 경우 서울대반 연대반 고대반 경희대반 등 내신을 기준으로 그룹을 짜서 팀으로 공부하는 공부방이 있다. 보통 시간당 3만~5만원으로 책정된다. 아리랑TV나 EBS 강사의 경우 시간당 10만원선으로 알고 있다.

유명 학원원장이나 유명한 강사의 경우 월 200만원을 제시하는 경우도 봤는데 과외성사는 쉽게 되지 않는다.

- 시간당 금액이 싸다고 느껴지는데?

▶그렇지 않다. 타워팰리스, 도곡렉슬,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자가 보유하고 벤츠, 렉서스급의 자가용을 굴리는 수준이 아닌 이상 그 금액을 넘어서는 수업을 힘들어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시간당 5만원일 경우 2시간씩 주2회(월8회) 수업한다고 하면 80만원이다. 과외비 책정에 있어 저항가격이라는게 있어서 과목당 100만원 이상은 힘들어한다. 다수의 과목을 과외받기 때문이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과외 가격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나 역시 1990년 초에 월 80만원 수학과외를 받았었는데 물가상승률을 보면 200만원은 되야 하지 않나 싶은데 지금도 그 가격선이다. 
상위 2% 교육법…대입과외 시간당 5만원

-그렇다면 요즘 학생들은 보통 몇과목 정도 과외를 받나?

▶강남권 사립초교의 경우 12과목 정도 된다. 영어, 수학, 제2외국어, 음악, 미술, 주말체육,수영, 논술, 국어, 한자 등 전 영역에 걸쳐 1명당 사교육비가 월 300만~500만원 선인 것으로 알고 있다.

중학생부터 과목수가 줄어든다. 대신 영수에 집중해 영어와 수학은 학원과 과외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국어, 과학, 사회의 경우 그룹과외나 학원을 이용한다.

특목고를 대비하는 학생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과학고의 경우 영어는 중2 때 그만 두고 수학 위주로 집중 과외하며, 외고의 경우 영어 중심으로 심화 학습한다.

고등학교 때는 과목수가 확연히 줄면서 영어, 수학, 국어만 집중적으로 하다가 고3 때 과탐, 사탐 혹은 한쪽으로 밀어준다. 이과 문과에 따라 입시철이 되면 논술을 늘리기도 한다. 수학, 영어만 과외받고 나머지 과목은 인터넷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학원보다는 과외나 인터넷 강의에 더 집중한다.

-과외에도 트렌드가 있을 것 같은데, 최근의 교육 트렌드가 있다면?

▶초등학교의 경우 단연 영재원이다. 국제중학교가 시험이 따로 없고 추천제로 원서를 넣으면 1차 추첨하고 면접을 거쳐 선발하는데 영재원에 입학할 경우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트렌드는 새로 바뀔 특목고 입시, 외고 폐지, 자립형 사립고 신설 등으로 자체입시 시험을 폐지하고 내신 반영률을 높인다고 하면서 ‘전과목 내신일등 + 완벽한 영어(영어로 수업하는 국제고 형태가 늘어나기 때문)’로 부담감은 커졌다.

지난해에는 영훈중, 대원중 입시 때문에 영어시험인 토셀이 붐이었다.

고등학교의 트렌드는 수시입학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성적에 맞는 수시입학 학교 입시 경향을 잘 파악해 입시를 넣어야 하고 막판에 논술 때문에 논술 교사 컨택이 어려울 정도였다. 지난해는 정시보다 수시입학이 더 쉬웠다. 인터넷 강의 등 대형화 학원들의 등장도 트렌드로 볼 수 있다.

영어 과목으로 본다면 국제중, 국제고특목고, 대학입시를 거쳐 유학이 최고의 코스로 꼽힌다. 유학의 경우 경기 탓인지 장기 1년차 유학은 줄고 3개월 등의 짧은 연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강남학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 인프라가 적은 지방의 경우 어떤 식으로 과외가 이뤄지는가?

▶지금은 아니지만 지난 2007년 몸담을 뻔 한 과외가 있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예고나 외고 다니는 부유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외 프로그램이었다.

학생 3명 정원으로 40평대의 오피스텔에서 생활하고 4명의 과외교사가 방과 후부터 출근해서 새벽 2시까지 교대로 수업하는 시스템이었다.

생활을 담당하는 상주 선생님이 따로 있고, 가사도우미가 식사와 청소를 전담한다. 오후 6~10시, 오후 10시~새벽 2시 등 1주일 2~4회 출근이었다.

학생들이 지불하는 금액은 월 400만원선이었고 과외선생님들은 본인의 수업시간만큼 월 700만~900만원을 버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이런 과외 방식 역시 경기를 타면서 많이 줄어들었다.  

-과외를 직접 하는 입장에서 사교육 열풍을 어떻게 보는가?

▶ 꺼지지 않는 시장이긴 하지만 최근엔 열풍이 조금 식고 있다고 본다.  부유층도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듯하다. 특히 사업가 집안의 경우 더 사교육비를 줄이고 있는 느낌이다. 실제로 이번 겨울방학은 지난 여름방학과 또 다르다. 보통 기말고사 끝나고 방학시작하기 전에 문의가 빗발치는데 반해 새로운 수업 문의가 생각보다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