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파스를 뚫고 달렸던 알페온 빗길 시승기
GM대우 준대형 세단 '알페온' 타보니
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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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호 태풍 곤파스의 영향권에 든 1일 제주 일대에서 열린 알페온 시승행사는 말 그대로 악천후 속에서 진행됐다. 제주도 특유의 거센 바람이 태풍과 만나면서 하늘은 불규칙한 빗줄기를 쏟아냈다. 시승코스는 제주국제공항을 출발해 제주 돌문화공원을 거쳐 섭지코지로 이어지는 50km 구간.
알페온 3.0의 첫 모습은 준대형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전해줬다. 임원들이 타고 다닐법한 일반적인 중대형보다는 젊고 세련된 이미지다. 김태완 디자인부분 부사장이 “럭셔리하고 기품 있는 디자인”이라고 설명했지만 그의 말대로 디자인은 개인의 주관이 많이 개입된 분야다. 주관적이다 보니 기자의 눈에 쿠페형으로 보인다고 해도 어쩔수 없는 노릇이다.
운전석에 앉자 탁 트인 시야가 우선 마음에 든다. 전방으로 널찍하게 펼쳐진 대시보드가 탑승자를 감싸 안은 듯 안정감을 더한다. 마치 컨버터블 차량에 탑승한 기분이다. 뒷좌석도 탁 트인 시야를 더해준다. 다른 차종에서 볼 수 없던 넓은 선루프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실감나게 전달한다.
차량 내부는 넉넉하다. 동급 최대 전장(4995mm)이 뒷좌석 탑승자에게까지 여유로움을 준다. 경쟁차종인 그랜저(4910mm)나 K7(4965mm)은 물론이고 한단계 상위급 차량인 제네시스보다도 길다. 독립 에어컨 시스템과 공기청정기 역시 뒷좌석 탑승자를 배려하는 기능이다.
엔진의 힘 확인하기엔 코스·날씨 한계
이제는 준중형차에서도 적용될 만큼 보편화된 스마트키로 시동을 건다. 도서관의 정숙성과 비교될 만큼 조용하다.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미끄러져 도로를 내지른다. 3.0리터 V6 SIDI 엔진은 조용하지만 경쾌한 느낌을 전해준다. 동급 최강 263마력의 직분사 엔진의 힘이다.
이날 시승코스가 대부분 편도 1차선 도로에서 진행된 터라 가속 구간이 많지 않았다. 좀처럼 가속을 하려고 하면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고, 비가 멈추면 시승차량이 몰리면서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130km/h까지 빠른 급가속을 했다가 급정거를 하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했지만 폭풍 속 질주에서 안정감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다만 변속에 대한 저항이 급가속 시에는 다소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비를 버리고 안전을 택하다
대우차 시절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대우차는 무겁다’는 인식은 알페온에서도 깨지지 않았다. 차량 무게가 1785kg으로 제네시스 3.3(1680kg)과 K7(1620kg)에 비해 100kg 이상 무겁다. 덕분에 고속 주행 시 지면에 깔리는 느낌은 있지만 나쁜 연비가 발목을 잡는다. 잠재 경쟁차종이 대부분 10km/l 이상의 연비율을 보이는 반면 알페온은 9.3km/l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GM대우 측은 알페온 시승자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차체의 70% 이상에 초고장력 및 고장력 강판을 적용한 튼튼한 차체 설계로 충돌 시 효과적으로 충격을 분산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실시한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최고등급을 받은 것도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한 결과라며 자부한다.
알페온의 기반이 된 뷰익 라크로스 역시 북미 NCAP(New Car Assessment Program)와 북미 고속도로 보험안전협회(IIHS)의 충돌테스트에서 모두 최상위 등급을 획득하며 최고의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충돌사고 시 탑승자의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에어백에서 보더라도 GM대우가 얼마나 안전도에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알페온에는 운전석과 동반석, 앞좌석 사이드, 커튼 에어백이 기본 장착되는 등 최대 8개까지 에어백이 장착됐으며, 특히 앞좌석 에어백은 충돌 속도에 따라 가스 압력을 2단계로 조절해 승객을 보호해주는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을 적용했다.
9월7일 출시된 알페온 3.0모델의 가격은 CL300 디럭스 3662만원, 프리미엄 3787만원, EL300 슈프림 3895만원, 스페셜 4087만원이다. 또 10월 중순 출시되는 2.4모델의 가격은 CL240 3040만원, 프리미엄 3210만원, EL240 3300만원, 프리미엄 3480만원이다.
알페온은 GM대우 부활의 꿈
GM대우가 북미시장에서 성공적인 판매고를 올린 뷰익 라크로스의 인기를 국내시장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까? 알페온은 대우자판과의 결별 등 내홍을 겪고 르노삼성에 밀리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 4위로 쳐진 GM대우가 전세 역전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럭셔리 세단이다.
GM대우는 알페온 출시를 국내 완성차시장의 전환점으로 삼고자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출시 이후 신차 발표에 소홀했던 GM대우가 알페온 출시를 기점으로 젠트라, 토스카 후속모델 등 대규모 신차 출시를 기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변화로 알페온을 내세운 데에는 알페온의 엠블럼과도 관계가 있다. 알페온의 엠블럼은 두개의 기둥이 서로 맞대고 있는 형상으로 알파벳 에이(A)에서 따왔다. 알페온의 의미 역시 시작을 뜻하는 ‘알파’와 무한하다는 뜻의 ‘이온’을 조합한 말이다.
김성기 GM대우 전무는 “알페온을 통해 GM대우가 처음부터 다시 일어선다는 의미”라며 “GM대우의 내수시장 점유율 두자리 수를 이루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과거 GM대우의 역사를 보더라도 알페온의 성공여부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2005년 스테이츠맨, 2008년 베리타스 등 연달아 고배를 마셨던 대형차시장에서 알페온은 세번째 도전이다. 전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시장의 포커스를 준대형에 맞췄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GM대우에서 알페온의 경쟁모델로 자주 거론하는 차는 렉서스다. 뷰익 라크로스의 닉네임인 ‘렉서스 킬러’처럼 국내시장에서도 알페온이 렉서스의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숙성을 무기로 렉서스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 전무는 “렉서스 ES350의 실내 소음도가 42.5dB(데시벨)인 반면 알페온 3.0의 소음도는 41dB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도서관 실내 소음도인 40dB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마침 기자간담회가 열렸던 9월1일은 한국토요타자동차가 렉서스 브랜드 판매 10주년 기념 2011년형 ES350를 최고 760만원 낮추는 판매 이벤트를 시작한 날이다. 렉서스 외에도 제네시스, 그랜저, K7 등 잠재적 경쟁차종을 보유한 현대·기아차도 알페온 출시를 의식하고 있다. 알페온이 중대형차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알페온 3.0의 첫 모습은 준대형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전해줬다. 임원들이 타고 다닐법한 일반적인 중대형보다는 젊고 세련된 이미지다. 김태완 디자인부분 부사장이 “럭셔리하고 기품 있는 디자인”이라고 설명했지만 그의 말대로 디자인은 개인의 주관이 많이 개입된 분야다. 주관적이다 보니 기자의 눈에 쿠페형으로 보인다고 해도 어쩔수 없는 노릇이다.
운전석에 앉자 탁 트인 시야가 우선 마음에 든다. 전방으로 널찍하게 펼쳐진 대시보드가 탑승자를 감싸 안은 듯 안정감을 더한다. 마치 컨버터블 차량에 탑승한 기분이다. 뒷좌석도 탁 트인 시야를 더해준다. 다른 차종에서 볼 수 없던 넓은 선루프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실감나게 전달한다.
차량 내부는 넉넉하다. 동급 최대 전장(4995mm)이 뒷좌석 탑승자에게까지 여유로움을 준다. 경쟁차종인 그랜저(4910mm)나 K7(4965mm)은 물론이고 한단계 상위급 차량인 제네시스보다도 길다. 독립 에어컨 시스템과 공기청정기 역시 뒷좌석 탑승자를 배려하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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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의 힘 확인하기엔 코스·날씨 한계
이제는 준중형차에서도 적용될 만큼 보편화된 스마트키로 시동을 건다. 도서관의 정숙성과 비교될 만큼 조용하다.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미끄러져 도로를 내지른다. 3.0리터 V6 SIDI 엔진은 조용하지만 경쾌한 느낌을 전해준다. 동급 최강 263마력의 직분사 엔진의 힘이다.
이날 시승코스가 대부분 편도 1차선 도로에서 진행된 터라 가속 구간이 많지 않았다. 좀처럼 가속을 하려고 하면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고, 비가 멈추면 시승차량이 몰리면서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130km/h까지 빠른 급가속을 했다가 급정거를 하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했지만 폭풍 속 질주에서 안정감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다만 변속에 대한 저항이 급가속 시에는 다소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비를 버리고 안전을 택하다
대우차 시절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대우차는 무겁다’는 인식은 알페온에서도 깨지지 않았다. 차량 무게가 1785kg으로 제네시스 3.3(1680kg)과 K7(1620kg)에 비해 100kg 이상 무겁다. 덕분에 고속 주행 시 지면에 깔리는 느낌은 있지만 나쁜 연비가 발목을 잡는다. 잠재 경쟁차종이 대부분 10km/l 이상의 연비율을 보이는 반면 알페온은 9.3km/l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GM대우 측은 알페온 시승자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차체의 70% 이상에 초고장력 및 고장력 강판을 적용한 튼튼한 차체 설계로 충돌 시 효과적으로 충격을 분산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실시한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최고등급을 받은 것도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한 결과라며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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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페온의 기반이 된 뷰익 라크로스 역시 북미 NCAP(New Car Assessment Program)와 북미 고속도로 보험안전협회(IIHS)의 충돌테스트에서 모두 최상위 등급을 획득하며 최고의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충돌사고 시 탑승자의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에어백에서 보더라도 GM대우가 얼마나 안전도에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알페온에는 운전석과 동반석, 앞좌석 사이드, 커튼 에어백이 기본 장착되는 등 최대 8개까지 에어백이 장착됐으며, 특히 앞좌석 에어백은 충돌 속도에 따라 가스 압력을 2단계로 조절해 승객을 보호해주는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을 적용했다.
9월7일 출시된 알페온 3.0모델의 가격은 CL300 디럭스 3662만원, 프리미엄 3787만원, EL300 슈프림 3895만원, 스페셜 4087만원이다. 또 10월 중순 출시되는 2.4모델의 가격은 CL240 3040만원, 프리미엄 3210만원, EL240 3300만원, 프리미엄 3480만원이다.
알페온은 GM대우 부활의 꿈
GM대우가 북미시장에서 성공적인 판매고를 올린 뷰익 라크로스의 인기를 국내시장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까? 알페온은 대우자판과의 결별 등 내홍을 겪고 르노삼성에 밀리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 4위로 쳐진 GM대우가 전세 역전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럭셔리 세단이다.
GM대우는 알페온 출시를 국내 완성차시장의 전환점으로 삼고자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출시 이후 신차 발표에 소홀했던 GM대우가 알페온 출시를 기점으로 젠트라, 토스카 후속모델 등 대규모 신차 출시를 기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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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변화로 알페온을 내세운 데에는 알페온의 엠블럼과도 관계가 있다. 알페온의 엠블럼은 두개의 기둥이 서로 맞대고 있는 형상으로 알파벳 에이(A)에서 따왔다. 알페온의 의미 역시 시작을 뜻하는 ‘알파’와 무한하다는 뜻의 ‘이온’을 조합한 말이다.
김성기 GM대우 전무는 “알페온을 통해 GM대우가 처음부터 다시 일어선다는 의미”라며 “GM대우의 내수시장 점유율 두자리 수를 이루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과거 GM대우의 역사를 보더라도 알페온의 성공여부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2005년 스테이츠맨, 2008년 베리타스 등 연달아 고배를 마셨던 대형차시장에서 알페온은 세번째 도전이다. 전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시장의 포커스를 준대형에 맞췄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GM대우에서 알페온의 경쟁모델로 자주 거론하는 차는 렉서스다. 뷰익 라크로스의 닉네임인 ‘렉서스 킬러’처럼 국내시장에서도 알페온이 렉서스의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숙성을 무기로 렉서스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 전무는 “렉서스 ES350의 실내 소음도가 42.5dB(데시벨)인 반면 알페온 3.0의 소음도는 41dB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도서관 실내 소음도인 40dB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마침 기자간담회가 열렸던 9월1일은 한국토요타자동차가 렉서스 브랜드 판매 10주년 기념 2011년형 ES350를 최고 760만원 낮추는 판매 이벤트를 시작한 날이다. 렉서스 외에도 제네시스, 그랜저, K7 등 잠재적 경쟁차종을 보유한 현대·기아차도 알페온 출시를 의식하고 있다. 알페온이 중대형차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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