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도 여기는 짭짤하네
에이블씨앤씨·휴비츠 등 '고성장'… 파라다이스 "불황이 뭐예요"
전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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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 등의 여파로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장기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황공포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은 굳게 닫혔고 기업들은 이익이 줄어 깊은 한숨만 내쉬는 형편이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기업은 존재한다. 불황을 기회 삼아 평소보다 더 빠르게 크는 기업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희성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은 주가의 나침반임을 감안할 때 경기불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런 기업들은 경기반등 시에도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뜰족' 증가…중저가 화장품 등 판매 늘어
경기가 불안해지면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게 사람들의 심리다. 가능하다면 안 쓰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으니 조금이라도 저렴한 저가형 제품에 눈이 가는 게 당연하다.
최근 이런 경향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 화장품시장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비둔화 영향으로 중저가 화장품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달 초 롯데마트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여성 화장품 매출은 12.8% 증가했다. 특히 중저가 브랜드 매출이 26.9%나 늘어났다.
에이블씨엔씨는 중저가 브랜드 화장품 판매업체 중 가장 경쟁력이 높은 기업으로 손꼽힌다.
양지혜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에이블씨엔씨는 새로운 신제품의 지속적 출시, 일본·중국 관광객의 구매 강화, 해외법인 실적 향상, 하반기에 집중된 빅세일(7월, 12월) 성과가 이어지면서 고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미 진행된 7월 빅세일에서 고가 신제품의 폭발적인 성과와 함께 불황으로 인한 합리적 소비 패턴 변화에 힘입어 사상 최대 월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에센스와 앰플은 월 5만병 정도가 판매되는데 지난달 에센스 및 앰플은 각각 20만병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샤의 고가 기초 신제품의 성공이 기업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 연구원은 "에이블씨엔씨는 고가 제품을 겨냥한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런칭해 안착시켰다"며 "이번 전략은 자사의 고가 브랜드와의 자기잠식효과(Cannibalization)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화장품업체뿐 아니라 중소형 브랜드숍 업체도 모방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 문화생활에서도 저가형 소비가 증가한다. CJ CGV는 <건축학개론>,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한국영화 강세와 <어벤져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흥행에 힘입어 지난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15.8%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CJ CGV는 2분기에 개봉한 영화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성적을 보이면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며 "경기불황이 심화됨에 따라 영화감상과 같은 저렴한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편의점의 매출 신장률은 20% 수준을 나타냈다. 소비자는 불황이 닥치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찾는 대신 식품 등 생활필수품을 소매점에서 조금씩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불황이 성장 촉매, 매출 '쑥쑥'
경기불황은 대부분 기업들의 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이지만 품질대비 가격경쟁력이 높은 기업에게는 성장의 촉매제가 된다. 안광학의료기기 제조업체인 휴비츠는 경기불황으로 신규사업인 광학현미경 사업이 성장세에 탄력을 받고 있다.
김 연구원은 "경기불황으로 휴비츠의 품질대비 높은 가격경쟁력이 크게 부각되면서 광학현미경 매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당초 12억원 정도로 전망됐던 현미경 매출은 3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휴비츠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 안경시장과 동반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으로 분석된다. 김 연구원은 "휴비츠는 고급형(High-end) 제품의 경우 중국으로 직수출하고 중급형(Middle-end) 제품은 중국 현지에 설립한 상해휴비츠에서 자체 생산·판매하는 제품 포지셔닝 전략으로 중국시장에서 가파른 외형 성장을 하고 있다"며 "중국시장과 사업영역 확대 등으로 사상 최대실적 경신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서 안경을 착용하는 인구 비율(약 15%)은 국내 및 선진국(약 50%)에 비해 크게 낮으며 중국 안경 및 광학협회는 중국 안경관련 시장이 연평균 1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불황은 콘텍트렌즈 제조 및 판매업체인 인터로조에게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콘텍트렌즈는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제품으로 평소에는 고객이 잘 이동하지 않지만 경기가 악화되는 시기에는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높아져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업체의 제품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인터로조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경제위기 때 각각 연 57%, 32%의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외국인 카지노, 불황 '무풍지대'
경기불황의 찬바람이 미치지 않는 기업도 있다.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파라다이스가 대표적이다.
파라다이스는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4%, 79%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도는 실적이지만 견조한 이익성장세는 유지됐다. 특히 중국 관련 실적의 고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한 연구원은 "2분기 중국인 VIP는 전년동기 대비 33.6% 증가했고 이들의 드롭(Drop, 칩구매액) 규모는 47.3% 늘었다"며 "이 같은 추세는 3분기도 지속되는 등 중국 카지노 경기침체와 무관하게 펀더멘털이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원도 가입자의 안정적 증가세에 힘입어 불황의 바람이 비켜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박한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에스원의 가입자 순증건수는 1만1200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89.2% 증가했다"며 "최근 강력범죄가 급증하되면서 보안시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가입자수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기업은 존재한다. 불황을 기회 삼아 평소보다 더 빠르게 크는 기업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희성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은 주가의 나침반임을 감안할 때 경기불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런 기업들은 경기반등 시에도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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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족' 증가…중저가 화장품 등 판매 늘어
경기가 불안해지면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게 사람들의 심리다. 가능하다면 안 쓰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으니 조금이라도 저렴한 저가형 제품에 눈이 가는 게 당연하다.
최근 이런 경향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 화장품시장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비둔화 영향으로 중저가 화장품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달 초 롯데마트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여성 화장품 매출은 12.8% 증가했다. 특히 중저가 브랜드 매출이 26.9%나 늘어났다.
에이블씨엔씨는 중저가 브랜드 화장품 판매업체 중 가장 경쟁력이 높은 기업으로 손꼽힌다.
양지혜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에이블씨엔씨는 새로운 신제품의 지속적 출시, 일본·중국 관광객의 구매 강화, 해외법인 실적 향상, 하반기에 집중된 빅세일(7월, 12월) 성과가 이어지면서 고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미 진행된 7월 빅세일에서 고가 신제품의 폭발적인 성과와 함께 불황으로 인한 합리적 소비 패턴 변화에 힘입어 사상 최대 월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에센스와 앰플은 월 5만병 정도가 판매되는데 지난달 에센스 및 앰플은 각각 20만병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샤의 고가 기초 신제품의 성공이 기업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 연구원은 "에이블씨엔씨는 고가 제품을 겨냥한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런칭해 안착시켰다"며 "이번 전략은 자사의 고가 브랜드와의 자기잠식효과(Cannibalization)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화장품업체뿐 아니라 중소형 브랜드숍 업체도 모방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 문화생활에서도 저가형 소비가 증가한다. CJ CGV는 <건축학개론>,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한국영화 강세와 <어벤져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흥행에 힘입어 지난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15.8%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CJ CGV는 2분기에 개봉한 영화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성적을 보이면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며 "경기불황이 심화됨에 따라 영화감상과 같은 저렴한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편의점의 매출 신장률은 20% 수준을 나타냈다. 소비자는 불황이 닥치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찾는 대신 식품 등 생활필수품을 소매점에서 조금씩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불황이 성장 촉매, 매출 '쑥쑥'
경기불황은 대부분 기업들의 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이지만 품질대비 가격경쟁력이 높은 기업에게는 성장의 촉매제가 된다. 안광학의료기기 제조업체인 휴비츠는 경기불황으로 신규사업인 광학현미경 사업이 성장세에 탄력을 받고 있다.
김 연구원은 "경기불황으로 휴비츠의 품질대비 높은 가격경쟁력이 크게 부각되면서 광학현미경 매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당초 12억원 정도로 전망됐던 현미경 매출은 3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휴비츠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 안경시장과 동반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으로 분석된다. 김 연구원은 "휴비츠는 고급형(High-end) 제품의 경우 중국으로 직수출하고 중급형(Middle-end) 제품은 중국 현지에 설립한 상해휴비츠에서 자체 생산·판매하는 제품 포지셔닝 전략으로 중국시장에서 가파른 외형 성장을 하고 있다"며 "중국시장과 사업영역 확대 등으로 사상 최대실적 경신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서 안경을 착용하는 인구 비율(약 15%)은 국내 및 선진국(약 50%)에 비해 크게 낮으며 중국 안경 및 광학협회는 중국 안경관련 시장이 연평균 1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불황은 콘텍트렌즈 제조 및 판매업체인 인터로조에게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콘텍트렌즈는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제품으로 평소에는 고객이 잘 이동하지 않지만 경기가 악화되는 시기에는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높아져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업체의 제품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인터로조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경제위기 때 각각 연 57%, 32%의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외국인 카지노, 불황 '무풍지대'
경기불황의 찬바람이 미치지 않는 기업도 있다.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파라다이스가 대표적이다.
파라다이스는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4%, 79%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도는 실적이지만 견조한 이익성장세는 유지됐다. 특히 중국 관련 실적의 고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한 연구원은 "2분기 중국인 VIP는 전년동기 대비 33.6% 증가했고 이들의 드롭(Drop, 칩구매액) 규모는 47.3% 늘었다"며 "이 같은 추세는 3분기도 지속되는 등 중국 카지노 경기침체와 무관하게 펀더멘털이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원도 가입자의 안정적 증가세에 힘입어 불황의 바람이 비켜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박한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에스원의 가입자 순증건수는 1만1200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89.2% 증가했다"며 "최근 강력범죄가 급증하되면서 보안시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가입자수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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