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을 희망했던 MB, 반토막 '건설' 만들었다
MB정부 5년, 주식시장 결산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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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5년 안에 5000까지 갈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지난 2007년 12월 여의도의 한 증권사를 찾아 "정권교체가 되면 내년(2008년) 주가는 3000을 돌파할 것"이라며 덧붙인 말이다.
2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17대 정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5년 전 이명박정부가 출범할 때 시장의 기대감은 컸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만큼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주가 5000을 확신하면서 주식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일부터 주가는 기대감을 보였다. 2008년 2월25일 당시 코스피지수는 1709.13으로 전일에 비해 1.34% 상승했다. 노태우(취임일 전일 대비 -3.3%), 김영삼(-2.56%), 김대중(-4.53%), 노무현(-3.9%) 등 역대 대통령 취임일엔 주가가 빠졌던 징크스도 깼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희망은 말 그대로 희망으로 끝났다. 퇴임을 앞둔 올 2월20일 코스피지수는 2024.64. 취임일에 비해 18.46% 상승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희망했던 3000 및 5000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그해 미국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 코스피지수는 3000이 아닌 1000 이하로 하락했다. 그리고 MB정부 내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정부의 힘만으로 경제와 주가를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뉴스1 손형주 기자
'기대 빵빵' 건설업 ↓…전기전자 ↑
업종별로 봤을 때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가장 큰 기대감을 보인 업종은 건설업이다.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CEO를 역임했을 뿐 아니라 4대강 사업 등 굵직한 국책사업을 전개하면서 건설경기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설업종은 지난 5년간 지수가 가장 많이 빠진 업종이 됐다. 건설업지수는 2008년 2월25일 351.54였으나 올 2월20일 현재 155.55로 5년 전에 비해 55.75% 하락했다. 건설업종은 지수가 반토막이 나면서 업종별 지수 중 최저치라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2008년 당시 최저 지수는 섬유의복업종으로 188.60이었다. 그러나 섬유의복업종은 5년간 8.98% 상승하며 205.54를 기록, 건설업종지수에 비해 162.94포인트 뒤지다가 49.99포인트 앞서게 됐다.
또 기계업종(-49.03%)도 지수가 반토막 났으며,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증권업종(-47.23%)도 절반 가까이 지수가 하락했다. 집값 하락과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은행업지수는 17.13% 하락했으며, 통신비 논란에 휩싸였던 통신업종지수도 16.37% 하락했다. 이외에도 약가 인하와 리베이트 문제 등으로 시끄러웠던 의약품지수는 3.11% 하락하는 등 22개 업종 중 절반이 넘는 13개 업종의 지수가 하락했다.
이와 달리 최근까지도 증시를 달구고 있는 전기전자업종은 MB정부 5년의 최대 수혜업종으로 건설업종과 대조를 보였다. 전기전자업종은 2008년 2월25일 6059.86에서 올 2월20일 현재 1만1585.20으로 5년 전에 비해 무려 191.18%나 뛰어 올랐다. 전기전자업종의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5년 전 50만원대에서 현재는 150만원대로 업종지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전기전자업종과 함께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운수장비업종지수도 1481.94에서 2508.26으로 69.26% 상승했다. 최근 지수상승을 견인했던 화학업종지수도 52.21% 상승했다. 유통업종은 골목시장과의 '상생' 등의 이유로 온갖 규제에 힘들어 했지만 5년 전에 비해 지수가 1.17% 상승하는 힘을 보여줬다.
앞으로 5년은?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둔 올해 증시의 시작은 일단 좋았다. 첫날인 1월2일 2031.10을 찍으면서 기분 좋게 2000포인트를 넘었다. 2월20일 현재는 약간 조정을 받아 0.32% 하락했지만, 최근 몇달간 증시가 2000 안팎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업종별 지수로 보면 선방하고 있다. 22개 업종 중 딱 절반인 11개 업종의 지수가 상승했다.
물론 두달간의 평가로 5년을 예측할 수는 없다. 건설업종이 이 전 대통령 취임 전부터 기대감이 컸지만, 결국 업종별 지수 최하위라는 위치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신정부가 주력으로 추진하는 정책의 방향이 주식투자자에게는 투자지침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경제, 특히 기업을 보는 시각은 크게 다르다. 이 전 대통령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워 대기업 위주의 정책이 선행됐지만,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중소기업을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증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MB정부 기간 동안 코스피 대형주는 122.23%(1650.11→2016.87) 상승했다. 반면 중형주는 5.48% 하락했고, 소형주는 7.17% 상승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인 올 초부터 비교해 보면 대형주는 1월2일 2028.94에서 0.59% 하락했다. 대신 중형주가 0.27% 상승해 MB 5년과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복지와 관련해 의료정밀(27.30%), 의약품(5.33%), 음식료품(2.52%) 등의 업종지수가 상승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미래과학창조부를 신설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도 크다"며 "이를 기초로 한다면 중소형주, 특히 코스닥시장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2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17대 정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5년 전 이명박정부가 출범할 때 시장의 기대감은 컸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만큼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주가 5000을 확신하면서 주식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일부터 주가는 기대감을 보였다. 2008년 2월25일 당시 코스피지수는 1709.13으로 전일에 비해 1.34% 상승했다. 노태우(취임일 전일 대비 -3.3%), 김영삼(-2.56%), 김대중(-4.53%), 노무현(-3.9%) 등 역대 대통령 취임일엔 주가가 빠졌던 징크스도 깼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희망은 말 그대로 희망으로 끝났다. 퇴임을 앞둔 올 2월20일 코스피지수는 2024.64. 취임일에 비해 18.46% 상승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희망했던 3000 및 5000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그해 미국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 코스피지수는 3000이 아닌 1000 이하로 하락했다. 그리고 MB정부 내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정부의 힘만으로 경제와 주가를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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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손형주 기자
'기대 빵빵' 건설업 ↓…전기전자 ↑
업종별로 봤을 때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가장 큰 기대감을 보인 업종은 건설업이다.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CEO를 역임했을 뿐 아니라 4대강 사업 등 굵직한 국책사업을 전개하면서 건설경기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설업종은 지난 5년간 지수가 가장 많이 빠진 업종이 됐다. 건설업지수는 2008년 2월25일 351.54였으나 올 2월20일 현재 155.55로 5년 전에 비해 55.75% 하락했다. 건설업종은 지수가 반토막이 나면서 업종별 지수 중 최저치라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2008년 당시 최저 지수는 섬유의복업종으로 188.60이었다. 그러나 섬유의복업종은 5년간 8.98% 상승하며 205.54를 기록, 건설업종지수에 비해 162.94포인트 뒤지다가 49.99포인트 앞서게 됐다.
또 기계업종(-49.03%)도 지수가 반토막 났으며,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증권업종(-47.23%)도 절반 가까이 지수가 하락했다. 집값 하락과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은행업지수는 17.13% 하락했으며, 통신비 논란에 휩싸였던 통신업종지수도 16.37% 하락했다. 이외에도 약가 인하와 리베이트 문제 등으로 시끄러웠던 의약품지수는 3.11% 하락하는 등 22개 업종 중 절반이 넘는 13개 업종의 지수가 하락했다.
이와 달리 최근까지도 증시를 달구고 있는 전기전자업종은 MB정부 5년의 최대 수혜업종으로 건설업종과 대조를 보였다. 전기전자업종은 2008년 2월25일 6059.86에서 올 2월20일 현재 1만1585.20으로 5년 전에 비해 무려 191.18%나 뛰어 올랐다. 전기전자업종의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5년 전 50만원대에서 현재는 150만원대로 업종지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전기전자업종과 함께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운수장비업종지수도 1481.94에서 2508.26으로 69.26% 상승했다. 최근 지수상승을 견인했던 화학업종지수도 52.21% 상승했다. 유통업종은 골목시장과의 '상생' 등의 이유로 온갖 규제에 힘들어 했지만 5년 전에 비해 지수가 1.17% 상승하는 힘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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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은?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둔 올해 증시의 시작은 일단 좋았다. 첫날인 1월2일 2031.10을 찍으면서 기분 좋게 2000포인트를 넘었다. 2월20일 현재는 약간 조정을 받아 0.32% 하락했지만, 최근 몇달간 증시가 2000 안팎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업종별 지수로 보면 선방하고 있다. 22개 업종 중 딱 절반인 11개 업종의 지수가 상승했다.
물론 두달간의 평가로 5년을 예측할 수는 없다. 건설업종이 이 전 대통령 취임 전부터 기대감이 컸지만, 결국 업종별 지수 최하위라는 위치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신정부가 주력으로 추진하는 정책의 방향이 주식투자자에게는 투자지침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경제, 특히 기업을 보는 시각은 크게 다르다. 이 전 대통령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워 대기업 위주의 정책이 선행됐지만,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중소기업을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증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MB정부 기간 동안 코스피 대형주는 122.23%(1650.11→2016.87) 상승했다. 반면 중형주는 5.48% 하락했고, 소형주는 7.17% 상승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인 올 초부터 비교해 보면 대형주는 1월2일 2028.94에서 0.59% 하락했다. 대신 중형주가 0.27% 상승해 MB 5년과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복지와 관련해 의료정밀(27.30%), 의약품(5.33%), 음식료품(2.52%) 등의 업종지수가 상승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미래과학창조부를 신설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도 크다"며 "이를 기초로 한다면 중소형주, 특히 코스닥시장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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