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몰아주기는 고질병"
일감 몰아주기 폐해 ⑥롯데알미늄
문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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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롯데쇼핑의 특혜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 업체는 롯데알미늄이 납품하기로 한 비닐 역시 친환경 비닐봉투의 기준에 미달한다고 지적했다. 생분해성 재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클로로폼 용출법을 시험한 결과 일반비닐과 마찬가지로 용액에 녹지 않았다는 것.
일단 롯데마트는 문제가 된 비닐봉투의 판매를 일시 중단하고 전문기관에 성분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중단한 2010년 이전까지도 롯데알미늄으로부터 봉투를 공급받아왔다.
롯데알미늄은 롯데그룹의 비상장계열사로 알루미늄박, 인쇄포장, 캔·페트병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일본롯데의 특수목적회사(SPC)인 L제2투자회사가 34.92%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며 일본 국적의 광윤사가 22.84%, 호텔롯데가 12.99%, 롯데쇼핑이 12.0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롯데알미늄이 제조하는 알루미늄은 과자봉투, 라면봉투, 껌 종이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롯데그룹의 계열사는 대부분 롯데알미늄을 통해 거래해 철저하게 '일감 몰아주기'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
가장 많은 매출이 발생한 건 역시 롯데칠성음료다. 롯데알미늄은 캔, PET, 골판지 등을 롯데칠성음료에 제공해 2521억5200만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대부분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선정됐다.
롯데알미늄은 롯데의 다른 계열사인 롯데쇼핑, 롯데제과, 호텔롯데 등과의 납품 선정과정에서도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에는 쇼핑봉투를 납품하고, 롯데칠성음료에는 알루미늄 캔을, 롯데제과에는 과자 포장제 등을 납품하는 식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롯데알미늄은 지난해 매출액 1조892억4500만원 중 절반이 넘는 5468억6200만원을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동종업계에서 불만 섞인 소리가 나올 법하다. 알루미늄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알미늄의 점유율이 국내 알루미늄 제품 물량의 40%를 넘는다"며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이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안고 가는 매출이 상당하다. 경쟁사의 추종을 절대 불허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롯데 계열사인 롯데피에스넷은 ATM기기를 롯데알미늄을 통해 구매하는 편법으로 롯데알미늄에 41억원의 이익을 남기며 부당지원해 공정위로부터 6억4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워낙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가진 롯데그룹은 그룹 전체적으로 일감 몰아주기가 고질병처럼 번져있다"며 "매점사업에서 손을 뗐지만 여전히 공정위가 예의주시하며 감시하는 기업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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